뉴욕증시, 트럼프 랠리 멈췄나…예상CPI에도 혼조세 다우 0.11%↑·나스닥 0.26%↓ [투자360]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예상치에 부합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보합권에서 혼조 마감했다. 한동안 이어진 트럼프 랠리에 대한 피로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7.21포인트(0.11%) 오른 4만3958.19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39포인트(0.02%) 오른 5985.38에,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0.67포인트(0.26%) 내린 1만9230.73에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큰 폭의 움직임 없이 좁게 움직이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주 대선으로 ‘트럼프 랠리’가 촉발되면서 가파르게 올랐던 3대 주가지수는 전날부터 일부 조정을 받으며 방향을 타진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이날 발표된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이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완화로 기조를 정한 상태에서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은 물가는 시장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CPI는 전월보다 0.2%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6% 올랐다.

전체 CPI에서 변동성이 큰 식음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로는 3.3% 오른 수치로 이는 모두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린지 로즈너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멀티업종 채권 투자 총괄은 “근원 CPI가 예상에 부합함에 따라 연준은 12월에도 금리인하 경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날 수치는 금리인하 속도가 당장 느려질 수 있다는 시장의 두려움을 식혔다”고 평가했다.

거대 기술기업 7곳(M7) 중에선 아마존이 2.48% 뛰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비디아는 1.36% 하락했지만 시가총액 1위 자리는 고수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1.5%대 하락률을 보였고 브로드컴도 1.5% 내렸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연설을 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P]

한편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차기 행정부의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소식에도 1% 미만 상승하며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0.53% 오른 330.24달러에 마감했다.

전날 나흘간의 랠리를 끝내고 6.2% 하락해 328.49달러에 거래를 마감한 테슬라 주가는 이날 소폭 상승한 335.85달러에 시작했으나 장 중 한때 1.82% 하락한 322.50달러까지 내리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운동 기간인 지난 9월부터 자신이 재집권 시 연방 정부에 대한 개혁 권고안을 제시하는 정부효율위원회를 만들고, 이를 머스크에게 맡길 것이라고 밝혀 왔다.

이에 따라 머스크가 각종 정부 기관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자율주행기술 관련 규제를 철폐하는 등 테슬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월가에서는 테슬라 주가의 추가 상승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65.49포인트 내린 2417.08에 장을 마쳤다. [연합]

반면 국내 증시는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13일 코스피는 환율과 금리 급등에 나흘째 내려 2410대로 밀려났다. 전장보다 65.49포인트(2.64%) 내린 2417.08에 마감했는데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 13일(2403.76) 이후 1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코스피 대장주로 불렸던 삼성전자의 부진 여파가 크다. 삼성전자는 이날 4.53% 하락해 장중 5만500원까지 내리며 지난 2020년 6월 15일(4만9900원) 이후 4년 5개월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으며, SK하이닉스도 1.56% 내렸다.

이날 국내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여파가 지속된 데 따른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하방 압력을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당시와 유사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뚜렷한 상승 동력이 부재한 가운데 트럼프발 고금리, 강달러가 지속되며 고통받았다”며 “8월 블랙먼데이 수준의 밸류에이션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달러/원 환율 급등 등 어제와 동일한 재료로 지수가 내린 가운데 많은 투자자들이 실망 매물을 넘어 투매를 하는 분위기”라며 “미국 10월 CPI에서 안도감을 확보할 수 있을지 기다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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