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셰프 알렉세이 지민.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 비판했던 러시아 출신 유명 셰프가 돌연 사망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인 유명 셰프 알렉세이 지민(52)이 전날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한 호텔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을 비판하며 러시아를 떠나 영국에서 지내온 그는 런던에서 레스토랑 '지마'를 운영하는 한편, 여러 도서를 집필해 왔다. 사고 당시에도 지민은 영국에 관한 새 책 '앵글로마니아'를 홍보하기 위해 베오그라드를 방문 중이었다.
베오그라드 검찰은 방이 안에서 잠겨 있었고, 사망에 의심스러운 정황은 보이지 않지만 부검 및 독성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죽음을 두고 일각에서는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에서 러시아 반푸틴 인사들이 의문사한 경우가 잇따르고 있고, 세르비아가 전통적인 우방인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텔레그래프는 "세르비아엔 러시아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으며, 유럽에서 러시아로 직항편을 운항하는 유일한 국가"라고 전했다.
지민은 1971년 러시아에서 태어나 모스크바에서 여러 레스토랑을 운영하다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 이후 영국으로 거처를 옮겼다. 영국에서도 러시아 TV의 인기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그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SNS에 반전 메시지를 올렸다가 출연이 정지됐다.
그는 같은 해 5월 BBC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런던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무더기 예약 취소와 함께 방화 등이 위협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지마' 측은 이날 SNS에 "우리에게 알렉세이는 동료일 뿐만 아니라 친구이자 많은 경험을 함께 나눈 친밀한 동반자였다"며 그를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