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주 더 많아지고 싸질까…공정위, 주류산업 들여다본다

이마트 용산점의 맥주 판매대.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당국이 주류산업 실태를 들여다본다.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고, 가격 경쟁을 활성화할 방안도 고려한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주류산업 분야 시장분석 및 주요 규제에 대한 경쟁영향평가’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연구 목적은 주류산업 분야에서 신규진입이나 혁신적 영업활동 등을 제한하는 경쟁제한적 규제의 개선과제를 발굴하고, 주요 규제에 대한 경쟁영향평가를 하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주류는 유통 단계와 세금 제도가 복잡하다”며 “연구 결과가 나오면 관계 부처와 협의해 규제 개선 등 후속조치 차원으로 정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소주 시장을 조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제조면허 3160개 중 증류식소주는 216개, 희석식소주는 21개였다. 탁주(1092), 약주(536개), 일반증류주(357개), 과실주(304개)보다 적다.

수제 맥주를 포함한 맥주 제조면허는 지난해 기준 196개로 2013년(61개)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이는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긴 영향이다. 반면 참이슬, 새로 등 소비자에게 익숙한 희석식소주의 비중은 0.6%에 불과하다. 국내 주류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소주 시장은 여전히 폐쇄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국내 주류업체의 출고 금액을 살펴보면, 국내 주류시장 규모는 2020년 8조8000억원에서 20222년 9조9000억원으로 급증한 뒤 2023년 10조1000억원까지 성장했다. 희석식소주가 3조9938억원, 맥주가 4조1866억원이었다.

하지만 성장세는 다르다. 주종별로는 리큐어가 1년 만에 80.8% 급성장했다. 일반 증류주(14.8%), 와인 등 과실주(7.7%) 수요도 늘었다. 그러나 희석식소주는 0.2% 증가에 그쳤다. 증류식 소주는 5.8% 감소했다.

이에 공정위는 주류 제조와 수입 과정뿐만 아니라 도매유통 과정의 진입규제, 가격 및 사업활동제한 규제 실태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맥주 및 소주 가격 담합, 거래처 나눠 먹기 등과 관련해 수도권 지역 주류 도매업 협회에 대한 조사도 진행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각 지역에 소주 업체들이 많지 않고 새로운 사업자가 제품 인지도 없이 유통망을 확보하기도 어려워 신규 제조 업체 등장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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