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AFP] |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인수팀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한 전기차 세액공제의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2차전지 관련주의 변동성도 커질 전망이다. 이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와 함께 한동안 급등했던 테슬라 주가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날보다 5.77% 내린 311.18달러에 거래됐다. 전날 소폭 상승해 330.24달러로 마감한 테슬라 주가는 이날 327.69달러로 출발해 점점 낙폭을 키웠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9989억달러를 기록하며 ‘1조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이날 미국의 다른 전기차업체 리비안 주가도 14.3% 급락했다.
이는 IRA 정책발(發) 리스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석유·가스회사 ‘콘티넨털 리소스즈’ 창립자인 해럴드 햄과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가 이끄는 에너지정책팀이 IRA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려면 전기차 세액공제를 폐지해 예산을 아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테슬라 주가는 이날 오전 약 2%대의 하락세를 보이다가 보도 이후 급격히 미끄러졌다.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될 경우, 전기차 판매가 위축되면서 전기차 생산업체는 물론 배터리 제조업체에도 실적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테슬라 급등에 힘입어 반등을 노렸던 국내 2차전지도 다시 암초를 만나게 됐다. 국내 주요 2차전지 관련주를 편입하고 있는 ‘KRX 2차전지 TOP 10지수’는 트럼프 당선이 확정된 지난 6일 하루에만 6.22% 내렸다가 지난 14일 가까스로 2% 반등세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 이후 개별 종목 등락률을 살펴보면 에코프로비엠(-24.31%), 포스코퓨처엠(-21.53%), 에코프로(-20.88%), 삼성SDI(-16.69%), SK이노베이션(-13.41%) 등이 일제히 내렸다. 이들 종목은 2차전지 산업에 부정적인 트럼프 당선 이후 줄곧 내리막을 타왔는데, 테슬라의 급등 후 조정을 빌미로 또 밀리고 있다.
‘머스크 효과’도 힘이 약해지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저녁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연방정부의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규제를 줄이는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으로 내정한다고 발표했지만, 증시는 거의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지난 14일 한국을 찾은 조던 스튜어트 JP모간자산운용 자산배분부문 대표는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연 세미나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일론 머스크는 흥미로운 주제이긴 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근본적으로 시장을 견인하는 요소는 아니”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2차전지주는 보수적은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가 실제 정책을 펴기 전까지도 모든 정책 가능성이 언급될 수 있다”면서 “2차전지 밸류체인 투자자들의 부담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투자를 유치하면서도 보조금 축소가 가능한 정책에 대해선 최대한 미국의 손해가 없다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특히나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 폐기 및 축소 가능성은 더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