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싱글즈6′ 이혼과 다시사랑찾기를 자극성 없이 담담하게 보여주는 게 미덕

‘돌싱글즈’ 시리즈를 연출한 박선혜CP(왼쪽)와 정우영PD.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강원도 평창에서 촬영된 MBN ‘돌싱글즈6’은 요즘 최종 커플을 이룬 4커플의 후일담을 방송하고 있다.

시영♥방글, 보민♥정명, 희영♥진영 세 커플은 달달한 연애 후일담을 내놓고 있지만, 창현X지안은 “지금은 연락하지 않는 상태”라며 ‘현커’가 아님을 알린 후 후일담 촬영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돌싱글즈6’는 이혼의 아픔을 겪은 돌싱을 소재로 하지만, 그것을 자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연애 프로그램중에서 덜 자극적이다. 오히려 덤덤하게 ‘찐 모습’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사랑을 찾아가게 한다. 이것은 박선혜 CP, 정우영 PD의 제작방침과도 연관돼 있다.

박선혜 CP는 “돌싱들의 마음 표현을 관찰한다. 이혼 직후는 상처에 대한 방어기제가 있다. 여기에 오시면 기간이 지나면서 즉각적으로 표현을 잘하는 편이다”고 전했다.

이어 “(모두 이혼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혼 사유를 공개할 때 공감 포인트가 확 생긴다. 시댁 이야기 등등 한번 고삐가 풀리면 이야기가 끝이 없다. 그래서 1회, 첫 만남이 긴장감이 풀리는 순간이다”면서 “하지만 서로 입장이 다를 수 있어 사실 확인도 필요하다. 출연자들이 이전 배우자들에게 얘기하는 내용을 많이 들어보고, 주관적으로 보이는 것은 가급적 배제한다”고 밝혔다.

정우영 PD도 “진영의 이야기에 ‘창고에서 발견한 불륜녀’라는 자막이 올라왔다. 위험할 수 있는 표현이지만, 마치 ‘꼬꼬무’를 보듯이 사실관계가 확실한 것을 중시해서 팩트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혼사유와 전 남편(아내)에 대한 이야기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서사 구조에 꼭 필요한 것 외에는 절제한다. 박 CP는 “헤어지는 과정에서도 양측 갈등의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출연자들이 말하면서도 그 사람에게 내가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는 말을 하더라. 시영은 자신이 유책 배우자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성격과 미안한 감정, 책임 등등이 묻어난 말이다”고 전했다.

박 CP는 “이혼을 했는데도 다시 연애하고 결혼하고 싶어하고 싶은 분들이 많다. 특히 돌싱글즈는 소극적인 분들의 변화 포인트도 볼 수 있다”고 했고, 정 PD는 “1대 1 데이트에서 내향적인 사람의 번화를 보는 게 흥미롭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제작진은 관계성과 코스를 중시하는데, 각자의 데이트 코스는 개입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박 CP는 “‘돌싱글즈’를 통해 다양한 가족형태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내 아이에게 아빠, 엄마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마음. 다양한 시각과 케이스가 있다. 그래서인지 미혼들도 ‘돌싱글즈’를 자주 본다”고 알려주었다.

박 CP는 “아나운서, 쇼호스트, 배우 같은 분들이 출연하면 진정성이 의심받을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진정성이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사랑에 빠지는 분들이 와야한다. 혹시 홍보하기 위해 올까봐 대외활동 등을 문의해본다. 그런 직업의 참가자가 있었지만 열정이 넘쳤고, 현장에서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돌싱글즈 시즌5 참가자들은 전반적으로 약간 소극적이었는데, 시즌6는 그 점에서는 훨씬 좋았다”고 자평했다.

정우영 PD는 “다른 연프는 안본다. 출연자들의 감정선을 어떻게 끌고갈지를 가장 고민한다. 특히 소극적인 사람을 끌고가는 건 힘들다. 잘될 것 같은데 표현을 못하는 참가자에게 밥상을 차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연출 디테일을 전했다.

박선혜 CP는 “출연자들이 편견 없이 상대를 만난다는 대원칙을 지켜나가는 것 같다. 하지만 자녀가 공개되면서 그것이 어떤 변화를 겪는지를 볼 수도 있다”면서 “외국인 시청자도 ‘돌싱글즈’를 보는 이유가 한국 이혼에 공감포인트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제작진에 의하면, 여성 참가자들은 자식 없는 남자가 편하지만, 아이를 기르는 남자를 멋지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또한, 참가자의 최고 미덕은 솔직해야 한다는 것. 솔직한 마음이 그대로 가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박 CP는 “‘돌싱글즈’를 제작해보니까 남녀가 마음이 통해야 하지만, 여자가 마음을 열어야 진행이 잘된다. 각자 편견에 사로잡혀 주춤하지 말고 마음을 확실히 해야 한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두 사람이면 두 사람, 한 사람이면 한 사람이라고 확실히 해야 러브라인이 욕망대로 제대로 간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러브라인이 꼬인다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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