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 |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내각 인선에 주목하고 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는 확실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우리의 주요 우선순위는 아니”라고 단서를 달긴 했지만 차기 미국 정부에 대한 관심을 분명히 내비친 셈이다.
러시아 매체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한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내정자, 맷 게이츠 법무장관 내정자 등의 과거 발언을 돌아보며 차기 미 정부의 대러시아 정책 향방을 가늠하고 있다.
러시아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입장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힌 만큼 미국의 정책이 어떤 식으로든 변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러시아 매체 RBC는 13일 안보라인인 루비오 국무장관 내정자와 왈츠 안보보좌관 내정자가 모두 매파로 분류되면서도 우크라이나 분쟁에 피로감을 느끼는 공화당 내 분위기를 공유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루비오 내정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내준 영토를 되찾으려는 시도를 접고 평화 회담에 나서야 한다고 여러차례 주장했다는 데 주목했다.
그는 지난 9월 NBC 인터뷰에서 “나는 러시아 편은 아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협상을 통한 합의가 현실”이라고 말했다.
RBC는 또 그가 지난 4월 우크라이나에 950억달러 규모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데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상원의원 15인 중 한 명이었다고 강조했다.
왈츠 내정자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이지만, 분쟁 해결을 위해 러시아에 더 강한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을 제안한다고 RBC는 설명했다.
그는 대선 전 NPR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려면 러시아에 실질적인 에너지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를 ‘핵무기를 가진 주유소’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게이츠 법무장관 내정자에 대해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14일 그가 하원의원 시절 “러시아에서 크림반도를 분리하는 목표는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했지만 서방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또 게이츠 내정자가 2022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국 의회에서 연설했을 때 기립 박수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