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구내식당’ 급식산업은 여전히 인기
가격 이외에도 고객 수요 변화에 대해 고민해야
사진과 기사 내용은 무관. [CJ프레시웨이 제공]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회사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결하고 가는 날도 있어요. 밖에서 사 먹으면 비싸니까요. 주말에도 이렇게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서울 거주 30대 직장인 변모 씨)
외식산업 경기 동향이 업종마다 엇갈리고 있다. 고물가에 한식, 중식 등 외식업계는 침체기다. 반면 가성비를 챙길 수 있는 구내식당과 김밥 등 간이음식점이 소비자의 발걸음을 이끌고 있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3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전망치 83.12보다 아래인 76.04를 기록했다. 해당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아래일수록 경기 악화를, 100을 초과할 때는 그 반대를 의미한다.
aT는 “하반기 경제 상황은 고물가, 고금리와 같은 요인들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외식업의 경우 높은 체감 물가로 인해 소비심리가 지연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연말 회식 및 모임이 감소하며 이전과 같은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소비자의 체감은 업종별로 달랐다. 단체급식산업인 ‘기관 구내식당업’의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97.44로 가장 높았다. 저렴한 메뉴 가격에 대한 수요로 전체 외식 산업 중 최상위를 유지 중이다.
급식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에 구내식당 수요가 증가하며 관련 사업 매출도 늘었다”고 전했다. 실제, 올해 3분기 삼성웰스토리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88% 오른 8130억원, 현대그린푸드는 4.7% 오른 601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CJ프레시웨이의 급식 식자재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어난 2393억원으로 집계됐다.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 등 상대적으로 음식값이 저렴한 패스트푸드 업계의 지수도 87.21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보였다. 김밥 및 기타 간이음식점업 지수도 80.45였다.
서울 거주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요즘은 점심을 구내식당에서 먹고 저녁 식사를 퇴근길에 지하철역 근처 분식점이나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해결하면 오히려 돈을 아끼는 것 같다”며 “코로나19 유행이 끝나도 연말 모임과 회식을 많이 하지 않는 분위기라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식 음식점업은 3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가 72.66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식 음식점업과 치킨 전문점업도 각 72.46과 74.44로 전체 수치를 밑돌았다. 주점업은 가장 낮은 수치인 70.69를 기록했다.
외식 산업의 엇갈린 행보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aT는 “급격한 위기나 시장의 전환을 이끌 수 있는 특별한 돌파구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며 “가격 이외에도 간편한 상차림과 서비스 프로세스 등 다양한 고객의 요구와 수요변화들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