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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 등을 위해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2017년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이후 7년 만이다. 최근 ‘4만전자’를 찍는 등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강력한 주가 방어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발표가 지난주 모든 장이 마감된 이후 발표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장 영향은 오는 18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주식에 대한 저가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어 향후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이중 3조원의 자사주는 3개월 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오는 18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매입해 소각할 계획인 자사주는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다. 나머지 7조원 규모의 자사주에 대해서는 자사주 취득을 위한 개별 이사회 결의시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삼성전자 공시 내용 |
이번 결정은 최근 실적 부진에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에 따른 미중 갈등 심화와 반도체 업황 악화 전망 등이 겹치며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등 경영진이 자사주를 대거 사들이며 책임 경영에 나섰지만 주가는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날에는 4년 5개월 만에 ‘4만전자’로 추락하며 시가총액 300조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이날은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6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5만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2015년 10월 중장기 주주환원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11조4000억원(약 100억달러) 규모의 특별 자사주 매입·소각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어 2017년에는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의 50%도 소각했다.
당시 이 같은 노력으로 삼성전자의 발행 주식 수는 2015년 말 대비 보통주는 12.4%, 우선주는 20.1% 감소하면서 주당 가치가 높아졌으며, 주가도 2015년 말 대비 2배 이상 상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