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구 주민들 “부산시는 상업지구에 ‘주거전용 뻔한 오피스텔’ 허가 즉각 반려하라”

지난 1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아파트 주민들은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임순택 기자]


[헤럴드경제(부산)=임순택 기자] 부산 해운대구 주민들이 마린시티 옛 홈플러스 부지에 착공 예정인 51층 업무시설 건립을 두고 졸속 행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1시,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아파트 주민들은 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업지구에 ‘주거로 전용이 뻔한 오피스텔’ 허가를 즉각 반려하라”고 촉구했다.

주민들은 “대부분의 자료를 검토한 결과, 시에서 졸속으로 건축허가를 내주었다고 판단된다”며 “지하 8층에서 지상 51층까지 이르는 건축물에 대해 오랫동안 반대 시위를 벌여왔으며, 시가 허가를 성급하게 내준 것이 문제”라고 규탄했다.

주민들이 입수한 교통영향평가 심의 회의록에 따르면, 심의위원들은 시행사에서 비교 검토한 지식산업센터와 용도가 비슷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위원들은 15평부터 52평까지 다양한 평수의 업무시설에 난방만 없는 주거로 바뀔 수 있는 부분을 들어 지식산업센터와 비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평가대행자는 “법상으로 절대 오피스텔로 바꿀 수 없는 땅이고 사업 계획상에는 오피스텔로 할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도 “위법으로 업무시설 안에서 침대 펴놓고 자겠다는 것까지 저희가 못한다고 말씀을 못드린다”고 해명했다.

주민들은 “심의위원들은 주거 오피스텔로 전락할 가능성을 제기해놓고도 (평가대행자의 설명) 이후 어떠한 해명이나 설명을 듣지 않았고 묻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홍일표 제니스공동비대위원장은 “최근 시행사 마린원PFV의 주민 설명회에서 주거오피스텔로의 변질 가능성에 대한 주민들의 질문에 ‘막을 도리가 없다’고 똑같이 선을 그었다”며 “이는 시행사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며, 구청이나 시청 역시 이를 알고도 허가를 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립 이후 이런 일이 발생하면, 시와 구청에서는 대책이랍시고 특별단속을 하겠다고 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며 허가를 반려하고 전면 재검토만이 대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부산시는 상업지구인 마린시티에 주거 오피스텔로 전락할 게 뻔한 51층 업무시설을 인지하면서도 교통영향평가를 통과시켜준 데 대해 조목조목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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