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학서 흉기 난동’ 8명 사망, 17명 부상…“노동 조건·졸업 실패에 불만”

사건 현장인 대학에 출동한 경찰과 구급대원[성도일보 캡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중국의 한 대학에서 열악한 노동 조건과 졸업 실패에 불만을 품은 대학생이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여 8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치는 일이 일어났다. 78명의 사상자를 낸 ‘주하이 차량 돌진 사고’가 일어난 지 불과 닷새만에 대규모 묻지마 범행이 또 일어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동부 장쑤성 이싱(宜興)시 공안국에 따르면, 16일 오후 6시 30분께(현지시간) 이싱 우시공예직업기술학원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8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공안국은 현장에서 범인 쉬모(21·남) 씨를 붙잡았다.

SNS에는 범행 당시의 참혹한 상황을 찍은 영상이 퍼졌다. 캠퍼스 곳곳에 피가 흘러 있는 가운데 여러 사람이 쓰러져있고, 공안이 방패를 든 채 학교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쉬 씨가 풀숲에 숨어있다가 사람을 찔렀다는 이야기도 퍼졌다.

공안국 조사에 따르면 쉬 씨는 이 학교 졸업생으로, 시험에 불합격해 졸업장을 받지 못하게 된 점과 실습(인턴) 보수에 불만을 품고 학교로 돌아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쉬 씨는 인터넷에 남긴 ‘유서’ 형식의 글에서도 임금 체불과 장시간 노동 등 노동 조건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는 온라인에서 내려간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글에서 쉬 씨는 “공장은 악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하고, 보험(사회보험)을 지급하지 않으며, 추가근무비를 주지 않고, 내게 벌금을 물리며 배상금은 주지 않는다”면서 “공장 안 노동자들은 매일 죽기 살기로 2교대나 3교대를 도는데, 하루에 16시간 일하고 한 달에 하루도 쉬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며칠 병가를 내니 부문 책임자는 ‘다른 사람은 고열에 코피를 흘리며 모두 일하는데 네가 무슨 핑계로 못 한다고 하느냐. 못 하겠으면 꺼져라’라고 했다”며 “나는 공장이 잔혹하게 노동자를 짜내고 착취하는 것을 봤다”고 했다.

쉬 씨는 “나는 노동자를 위해 목소리를 낸다”며 “나는 죽어도 다시는 짜냄과 착취당하고 싶지는 않고, 나의 죽음으로 노동법의 진보가 추동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졸업장을 주지 않은 대학에 대해서도 “학교가 악의적으로 내 졸업장을 막아놓고 졸업시키지 않았는데, 모든 사람이 나를 괴롭힌다”며 “나는 내 치욕을 철저히 씻을 것이다. 나는 이 일을 폭로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중국은 최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유없이 범행하는 ‘묻지마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남부 광둥성 주하이시 체육센터에 60대 남성이 차량를 몰고 들어가 사람들을 이리저리 치고 다니는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로 무려 35명 사망하고 43명 부상을 당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상하이의 대형마트에서 칼부림이 일어나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쳤다. 지난달 베이징의 한 명문 초등학교 앞에서는 미성년자 3명을 포함해 5명이 다친 흉기 난동 사건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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