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7800만원, 하루 식사 1.8끼만”
응답자 71% “1인 생활에 만족”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고물가와 높아진 금리 등 생활비 부담이 늘면서 1인 가구의 살림살이도 어려워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6일 발표한 ‘2024년 1인 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광역시에 거주하고 독립적 경제활동 중인 25∼59세 남녀 1인 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온라인)한 결과, 54.8%가 부수입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같은 조사 당시(42.0%)와 비교해 부수입 활동 비율이 2년 사이 12.8%포인트(p)나 높아진 것이다. 부업 배경으로는 여유·비상 자금 마련(38.7%), 시간적 여유(18.7%), 생활비 부족(13.2%) 등이 해당됐다.
가장 많이 하는 부업 종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광고를 시청하거나 임무를 수행하고 보상을 얻는 이른바 ‘앱테크(42.1%)’였다.의 비중이 42.1%에 이르렀다. 이외에도 소셜 크리에이터·블로거(6.2%), 서비스직 아르바이트(3.8%)가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 대상의 연평균 소득은 3780만원으로 집계됐는데 월 소득 중 주거비·식비·여가비 등 생활비로 평균 40.8%를 썼다. 1인 가구는 이 밖에 소득의 12.6%를 대출 상환에, 30.3%를 저축에 쓴다고 응답했다.
생활비와 대출 상환의 비중은 2년 전보다 각 2.1%p, 1.8%p 늘었고 저축 비중은 변화하지 않았다.
반대로 여유자금의 비중은 20.1%에서 16.2%로 3.9%p나 허리띠를 졸라매는 이들이 늘었음을 보여준다.
1인 가구는 하루 평균 1.8 끼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평균 2.2 끼)보다 줄어 하루에 보통 두 끼도 채 먹지 않는다는 의미다.
1인 가구의 금융자산을 종류별로 나눠보면 유동성 자산(현금·수시입출금·CMA 등)이 40.1%, 예·적금(36.2%), 주식·ETF·선물·옵션(15.0%) 등이었다. 2022년과 비교해 유동성 자산과 예·적금을 포함한 ‘안정형 자산’의 비중이 7.8%p 높아졌다.
대출 보유율은 54.9%로 2년 전보다 7.2%p 올랐다. 대출 잔액은 9900만원에서 7800만원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자산의 경우 1인 가구의 45.1%가 월세로 거주해 가장 많았고 전세(30%)와 자가(21.8%) 거주자가 뒤를 이었다.
2년 전보다 월세 사는 1인 가구 비율은 8.9%p 뛰고 자가와 전세는 각 6.2%p, 2.1%p 감소했다.
절반 이상 부업을 뛰며 여윳돈도 줄었지만 1인 가구의 71.2%는 ‘1인 가구 생활’에 만족하고 있었다. 2022년(68.2%)보다 만족률이 오히려 더 높아진 것이다.
1인 생활 만족도를 연령·성별 집단으로 나눠보면 20·30대 여성 그룹(83.5%)의 만족률이 가장 높았다. 40·50대 여성(72.6%), 20·30대 남성(70.2%), 40·50대 남성(61.1%)도 절반 이상이 혼자 생활하는 것에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