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대는 룸살롱이 아니다” 교내에 온통 래커…인근 초교·유치원생도 아는 A교수 성추행

지난 1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50주년 기념관 일대에 성범죄 OUT 등의 항의 문구들이 래커로 칠해져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성범죄자 교수 OUT”, “서울여대는 룸살롱이 아니다”

서울여대 학생들이 성추행 의혹을 받는 교수에 대한 학교의 조처가 미흡하다며 ‘래커 시위’를 벌이고 있다.

18일 연합뉴스의 전날 보도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있는 서울여대 내 50주년 기념관, 인문대 건물 등 외벽에는 이러한 자극적인 문구가 붉은 색 래커로 칠해졌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50주년 기념관 일대에 성범죄 OUT 등의 항의 문구들이 래커로 칠해져 있다. [연합]


“학교는 학생의 분노를 들어라”, “서울여대는 학생을 보호하라” 등 학교를 규탄하는 플래카드도 곳곳에 붙었다.

학교는 지난해 7월 인문대 소속 A 교수가 학생들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신고를 받고 9월 감봉 3개월 징계를 내렸다.

학생들은 징계가 가볍다며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피해자 보호 강화 등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붙여왔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노원구 서울여대 50주년 기념관 일대에 성범죄 OUT 등의 항의 문구들이 래커로 칠해져 있다. [연합]


이후 A 교수가 대자보 내용이 명예훼손이라며 지난달 경찰에 작성자를 고소하면서 학생들의 성난 시위에 불을 댕겼다.

서울여대 부속초등학교, 부속유치원에 등하교를 하는 어린이들까지 인지할 정도로 래커 시위는 주변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육아 관련 카페에는 “아이들 등굣길이 온통 래커 칠로 난리다”며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가 집에 와서 누가 누가 성추행했다고 교수 실명까지 얘기한다”는 글이 올라 왔다. 작성자는 “대학 교정 안에 아이 학교가 있어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도 있구나 싶다”고 했다. 이 글에는 “학교 건물들 전체에 낙서 도배다. 아이들이 무섭다고 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한 서울여대 학생은 “인근 초등학교, 유치원 학부모님들께”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이 학생은 “우리 의견을 학교에 전달하기 위해 학부모님들이 말씀하시는 ‘얌전한 시위’를 이미 충분한 기간 진행했다”라며, “지난 몇 년간 포스트잇을 붙이는 방식으로 의견을 피력했으나 학교는 침묵하고 학생들을 무시했다. 래커칠을 하고 근조화환을 보낸 지금에서야 학교가 입장을 내놓았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논술시험을 치른 학교에는 수험생들에게 “깨끗하고 아름다운 캠퍼스로 맞이하지 못하게 돼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총장 명의 안내문도 붙었다. 안내문에는 “해당 건과 관련해 학교는 학생들과 대화를 시도 중이며 학생들의 의사에 따라 부착물 등에 대한 미화 작업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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