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전설’로 불리는 롭 아노트 리서치 어플리에이츠 창설자 [CNBC] |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이게 나에게는 2000년처럼 보이고 느껴진다.”
‘투자의 전설’로 불리는 롭 아노트 리서치 어플리에이츠 창설자가 앞으로 몇 년 내에 하락장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그는 “향후 2년 내에 대형주에 대한 약세장을 볼 가능성이 있을까? 그렇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아노트의 이러한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일주일 만에 5% 상승해 처음으로 6000을 돌파한 데서 나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 친기업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은 S&P 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밀어 올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소식도 투자 심리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아노트는 뉴욕 주식시장 상승세를 이끈 AI 낙관론이 이미 완전히 가격에 반영됐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높은 기대치는 닷컴 버블 정점 때와 맞먹는 수준이다.
아노트는 “높은 기대치의 문제점은 결국 결과가 기대치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몇 가지 요인이 시장의 강세 내러티브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요인 중 하나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칩 비용이 낮아지면서 엔비디아와 같은 회사가 90%의 시장 점유율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엔비디아의 AI 칩 시장점유율은 90%로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이에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빅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칩을 개발하고 있다.
또 아노트는 AI 도입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2005년과 2000년의 인터넷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오늘날에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AI에 더 긴 타임라인이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헤지펀드 그린라이트 캐피털의 창립자 데이비드 에인혼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붕괴를 예견해 명성을 얻은 그는 CNBC의 컨퍼런스에서 역사를 살펴보면 결국 투자하기에 더 적합한 시점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매수하고 아주 오랜 기간 보유해야 한다면 정말 비싼 시장”이라며 “나중에 되돌아봤을 때 가장 훌륭한 진입 지점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의심스럽다”고 했다.
또 미국 이코노미스트이자 ‘인구절벽’ 저자로 알려진 해리 덴트도 내년 중반에 버블이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버블(거품)은 결코 좋게 끝나는 법이 없고 극단적인 버블에서 연착륙으로 가는 길은 없다”며 “지금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 트럼프 당선인이 폭락을 일으키지 않고 버블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역사상 그런 일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