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오르면 보험수령금도 증가 기대
“평균 20년 유지…중도해지시 불이익”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연합]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킹달러’ 현상이 강해지면서 달러보험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영업 현장에선 달러 보험 가입 문의가 늘고 있고, 시중 은행의 달러보험 판매 실적은 3분기 기준 전년 전체 판매 금액을 이미 넘어섰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달러보험이 고수익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달러로 많이 설계돼 ‘달러보험’이라 많이 불리는 외화보험은 일반적인 원화보험과 상품 구조가 같지만 보험료와 보험금을 외화로 주고받는다.
그만큼 환율 변동에 민감한데 보험료 납입 때 환율이 상승하면 보험료 부담이 커지지만, 보험금의 원화가치고 올라 가입자가 손에 쥘 수 있는 돈 역시 상승한다. 때문에 장기 계약으로 이뤄지는 보험상품 특성 상 환율이 올라가면 내야 할 보험료도 늘어나지만, 달러가 계속 오른다면 보험금 수령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해 가입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달러보험은 원/달러 환율과 연동되는 만큼 원화 보험보다 기본 이율이 높고, 세제혜택의 효과가 있다는 장점도 있다. 보험금을 받는 시기에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 원화 기준 보험금 수령액이 늘어나게 되더라도 이때 얻는 환차익에 대해서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이자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가입도 급증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에서 올 3분기까지 판매된 달러보험은 7617억원 규모로, 지난해 전체 판매금액인 5679억원을 넘겼다.
하지만 업계에선 달러로 지급과 납부가 이뤄지는 특성상 만기·해지 시점에 기대 이하의 환급금을 수령할 수 있어 가입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전한다.
특히 달러보험은 단기적인 환테크(환율+재테크) 수단으로 접근하기보다 보험 본연의 기능인 보장을 가장 앞에 두고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외화보험은 주로 만기가 긴(30년 이상) 보장성 보험(종신, 질병보험)과 저축성 보험(연금보험)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2022년 기준 신계약건수 누적기준으로 보면 보장성보험이 72.4%, 저축성보험이 27.6%을 차지한다. 이 중 30년이상 장기보험 비중은 92.3%에 달했다.
보험영업 현장에서는 달러보험 관련 문의가 늘고 있는 만큼 해지 문의도 증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고점이라 판단한 고객들은 달러보험을 해지해 더 많은 보험금을 받으려 한다”며 “어차피 환율은 주식과 같아 오르막이 있으면 그 기간 만큼 내리막이 있다. 우리나라 20년 평균 환율은 1150원 정도로 장기적인 관심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달러보험은 기본적으로 투자 상품이 아니다. 때문에 환차익 또는 환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외화보험보다는 외화예금이나 외화채권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장기적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외화 투자의 성격과 보험 고유의 성격을 함께 보완하고자 하는 경우 달러보험 가입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서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