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갈레아오 공군기지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페루 리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마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로 이동했다.
18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7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하며 발표한 서면 연설문에서 “중국과 브라질은 지향하는 바가 같은 좋은 친구이자 함께 손잡고 전진하는 좋은 파트너”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최근 양국의 정치적 상호신뢰가 지속 심화했고 실무 협력의 결실이 쌓이고 있다”며 “국제적으로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정의로운 목소리를 함께 내 세계 평화와 발전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수교 50주년을 맞은 중국과 브라질은 최근 브릭스(BRICS) 등 국제 다자 협의체에서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 5월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방안으로 전장의 외부 확산 방지와 러시아·우크라이나가 모두 인정하는 국제평화회의 소집, 대량살상무기 사용 반대, 에너지 인프라 안전을 위한 국제 협력 등을 골자로 하는 ‘여섯 가지 공동인식’을 함께 발표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9월 유엔 총회에서 ‘여섯 가지 공동인식’을 겨냥해 “중국과 브라질 듀오가 일부 유럽·아프리카 국가와 함께 완전하고 정의로운 평화를 합창하려 할 때 진짜 관심사가 뭔지 의문이 든다”며 외부에서 주어진 협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전쟁 장기화 속에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은 지난달 ‘여섯 가지 공동인식’ 등 외부 방안을 자국의 ‘우크라이나 평화공식’에 통합할 의사가 있다며 전향적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일각에선 내년 1월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 입장을 여러 차례 표명해왔고, 중국 역시 ‘트럼프 2기’를 앞두고 자국의 국제 영향력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브라질 주도의 우크라이나전 해결 방안이 거듭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은 전날 브라질 일간지에 발표한 기고문에서 “양국은 시종 평화 발전과 정의를 견지하면서 수많은 국제·지역 문제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견해를 갖고 있다”며 “얼마 전 중국과 브라질은 우크라이나 위기의 정치적인 해결을 추동하는 ‘여섯 가지 공동인식’을 함께 발표했고, 국제 사회의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했다.
이어 “현재 글로벌 사우스가 집단적으로 굴기하고 있으나 그 목소리와 요구는 현재 국제 거버넌스 시스템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세계 주요 개발도상대국인 우리는 역사가 우리에게 준 책임을 다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함께 개도국의 공동이익을 단호히 지키고 글로벌 거버넌스 시스템이 더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연설문에서 “나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과 대계(大計)를 협의하고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적으로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함께 제창할 것”이라며 “G20이 국제 경제 협력의 중요 플랫폼으로 계속해서 더 큰 역할을 하도록 이끌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