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훈 예금보험사장 “예금자 보호한도 1억 상향, 정치적 합의…금안계정 더욱 필요”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예금보험공사 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최근 경제·금융상황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도 금융안정계정이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공사의 주요 추진 업무로 ‘금융안정계정 도입’을 꼽았다. 또 최근 정치권에서 예금자 보호 한도가 상향이 합의된 데 대해 본격 시행을 위해 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사장은 18일 ‘예보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이 결정되지 않았느냐”며 “그렇다면 금융안정계정은 더욱 더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금융안정계정이란 금융사가 부실에 빠지기 전 선제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기금을 의미한다. 지난해 말 금융안정계정 설치를 위해 여야가 상당한 의견합의를 이뤘지만 총선 전 통과에 좌절되며 21대 국회가 막을 내렸다.

유 사장은 “금융안정계정은 우리나라가 최초 도입하는 게 아니고, 선진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이같은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2008년 글로벌 위기시에 우리나라도 한시적으로 유사한 제도를 운영한 적 있다. 우리나라에서 운영을 해봤다는 건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이 파산하면서 금융안정계정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언제올지 모르는 위기에 대비해 지금 도입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최근 여야가 예금자 보호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하는 데 대해 합의를 이루면서 이르면 28일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유 사장은 “정부와 긴밀하게 대안별로 실천방안과 장단점을 분석해 최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금자보호한도 1억원 상향에 대해 ‘이걸 꼭 해야하느냐’는 회의감이나 ‘부정적 영향이 없지 않다’는 우려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거 같다”며 “1억원이 왜 필요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왕왕 언급되는 부작용이 어떤 과정을 거쳐 해소될 수 있는지 자세히 설명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현재 상황에서 예보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는 “저축은행에서 일부 (안 좋은) 조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보가 호들갑을 떠는 것은 프로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업권별 훈련을 거치며 개별 기관의 문제에 의한 위기상황, 시장의 위기에 의한 업권 상황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포함돼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관련해 다시 한 번 금융안정계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유 사장은 업권별 차등보험료율 제도에 대한 개선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해서도 “예보 제도가 도입되면 금융안정이 도모되는 것은 맞지만 그거에 따른 반드시 공짜손님이 있다는 게 바로 도덕적 해이의 문제”라며 “리스크를 잘 관리한 금융사가 똑같은 보험료를 내야 하는가 의문을 줘서는 안된다는 것을 유념해 보험료율 제도를 적정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MG손해보험 매각 절차가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또 특정 금융사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아무도 (MG손보 매수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아직 우선협상자가 결정도 안 됐는데 ‘특혜’라는 표현이 나온 건 의아한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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