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장 “정부 변화 없으면 투쟁… 의정협 참여, 회의적”… 박단, 의협 비대위 명단에

의협 비대위 명단 공개… 위원 14명 중 전공의·의대생 6명
박형욱 비대위장 “교육부, 필요하면 의대생 입학 정지해야”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언론 인터뷰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대거 참여하는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가 18일 출범 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의대 증원 책임자 문책과 ‘시한폭탄 의료정책’ 중지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의대 증원으로 인해 의대생들의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입학을 정지시키거나 취소시키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정부의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 정상화를 위한 의협 비대위’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께서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해 주시고 시한폭탄을 멈추게 해 주신다면 현 사태가 풀리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의협 비대위는 정부의 의료농단에 대해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하는 길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는 의료부문에 갖가지 시한폭탄을 장착해 놓았다는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먼저 시한폭탄을 멈추기 바란다”고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해선 “전공의·의대생 등 비대위원들의 의견을 구해야 한다”면서도 “현재 진행되는 상황을 볼 때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의협 비대위는 15명의 비대위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이 포함됐다. 전날까지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의협 비대위 합류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합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외에도 대전협 추천 위원 3명과 의대생 단체인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추천 3인이 참여한다. 사직 전공의와 휴학 중인 의대생들이다.

박 위원장은 “사직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이런 구성을 제안했다”며 “운영위 재석 19명 중 18명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비대위원장은 “정부의 모습을 보면 선배 의사들이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정부를 믿으라고 하기 어렵다”며 정부의 ‘신뢰 회복’ 조치로 윤 대통령이 의대 증원 관련 책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보건복지부 양자 협의체인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여했던 박 위원장은 “이곳에서 의대 증원 규모는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정부는 일종의 ‘알리바이’를 만들고 있었다. 협의의 외피를 만드는 작업이었던 것”이라며 “협의라는 것을 이렇게 악용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정부를 믿으라고 말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의협 비대위가 지적하는 시한폭탄이란 파탄 직전인 지역 의료, 전문의 확보 어려움,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인한 교육의 질 악화 등을 가리킨다. 박 위원장은 “교육부가 (의대 정원 증원으로 인해)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입학을 정지시키거나 취소시키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의학 교육의 질을 크게 떨어뜨려 결국 환자들이 이 시기 교육과정을 거친 의사들을 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