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 참석 협력 확대 다짐
HD현대와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페루에서 방산협력을 확대한다. 이들은 페루를 교두보로 중남미 시장 공략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3사는 지난 16일(현지시간) 2024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페루 리마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현지 국영 기업과 상호 협력 확대를 약속했다고 18일 밝혔다.
먼저 HD현대는 페루 국영 시마(SIMA)조선소와 ‘잠수함 공동개발을 통한 페루 산업 발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페루 해군이 추진 중인 노후 함정 교체 사업의 하나로 잠수함 건조사업 수주를 위한 양사간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HD현대중공업과 시마조선소는 페루 해군 맞춤형 잠수함을 개발하고 실질적인 현지화와 산업 협력을 해 나갈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시마조선소 현대화와 페루 조선업 발전 지원 등 페루 정부·해군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며 후속 사업에도 참여할 방침이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올해 4월 시마조선소와 중남미 방산수출 역사상 최대 금액인 총 6406억원 규모의 함정 4척에 대한 현지 건조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향후 15년간 페루 정부, 해군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후속 함정 사업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도 확보한 상황이다.
현대로템은 페루 육군 조병창(FAME)과 K2 전차 및 차륜형장갑차 등 지상무기에 대한 총괄협약을 맺었다.
이번 협약은 페루 육군 조병창의 획득 절차상 지상무기 공급 사업의 총물량과 사업 규모를 결정하고자 체결됐다. 이후 체결되는 실행계약에는 각각의 납기와 상세 사양, 교육훈련, 유지보수 조건 등 세부 사항이 명기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지난 5월 페루 조병창이 발주한 차륜형장갑차 공급 사업을 수주해 중남미 시장 진출에 처음 성공한 데 이어 이번 협약 체결로 K2 전차와 계열전차, 차륜형장갑차 후속 물량 등 지상무기체계 전반을 공급한다. 양측은 페루 육군의 현대화를 위한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KAI는 페루 국영 항공 전문 기업인 SEMAN과 한국형 전투기 KF-21 부품 현지 공동생산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페루는 2012년 기본훈련기 KT-1P 20대를 도입했으며 이 중 16대는 SEMAN이 페루 항공산업 진흥을 목적으로 현지 조립을 맡았다.
이번 협약으로 향후 페루가 KF-21을 도입하면 부품 공동생산까지 협력 범위가 확대돼 양사 간 항공산업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페루는 현재 Su-25와 MiG-29 등 노후 항공기 교체를 위한 차세대 전투기 후보 기종으로 KF-21과 FA-50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KAI는 페루 공군에 다목적 전투기 FA-50과 차세대 전투기 KF-21로 구성된 패키지를 제안해 한정된 예산 내 최적의 성능과 효율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양국 정상회담 계기로 열린 방산협력 행사에는 석종건 방위사업청 청장도 참석했다. 석 청장은 페루 국방장관과 별도 면담을 통해 지상·해상·항공 분야별 구체적인 방산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이번 협약은 지상, 해상, 공중 등 전방위적인 중·장기 방산협력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향후 페루를 기반으로 중남미 지역의 방산협력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리마=최은지 기자, 김은희·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