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오랜 참모로 알려진 보리스 엡스타인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트럼프의 오랜 참모인 한 보리스 엡스타인이 내각 인선을 놓고 갈등 관계에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성매수 의혹 등으로 상원 인준 통과가 불투명해진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자를 엡스타인이 추천한 것 등을 둘러싸고 엡스타인과 머스크의 갈등이 지난주 불거졌다.
머스크는 엡스타인이 트럼프 당선인의 법무장관과 일부 백악관 참모 인선에서 너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견제했다. 엡스타인은 자신이 천거한 인사들에 대해 머스크가 의문을 제기한 것에 발끈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팀 캠프가 차려진 플로리다주 트럼프 자택 마러라고에서 지난 13일 다른 손님들과 함께 한 만찬 자리에서 두 사람의 갈등이 빚어졌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특히 머스크가 인사 정보를 포함한 정권 인수팀의 각종 정보가 언론에 유출된 책임을 엡스타인에게 돌리자, 엡스타인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부인했다고 한다.
머스크와 엡스타인의 갈등은 트럼프 당선인의 떠오르는 ‘신흥 실세’ 머스크와, 오랜 기간 트럼프 당선인에게 충성심을 검증받은 ‘기존 실세’ 간 ‘권력 암투’의 일면을 보여준 일로 풀이된다.
머스크는 대선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당선인을 공식 지지한 것은 물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살다시피 하며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그 뿐 아니라 1억달러(약 1400억원) 이상의 재정적 기여를 통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 캠프와의 ‘실탄’ 격차를 좁히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반면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의 첫 대선 도전 때부터 캠프 선임 보좌관으로 일하며 트럼프를 도와온 엡스타인은 변호사로서 작년 이래 4건의 형사기소를 당한 트럼프 당선인의 법적 방어권 행사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큰 위기(사법 리스크)에 빠졌을 때 그의 곁을 지켰던 참모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