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구체적 내용과 무관함[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실손보험 가입 환자들에게 성형·미용 시술을 해주고 다른 치료를 한 것처럼 진료기록을 꾸며내 수십억원의 보험금을 타낸 의사 등 보험사기 일당이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범죄단체조직, 보험사기,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병원장 A 씨, 환자 모집 브로커 3명을 구속 송치하고 범행에 가담한 환자 등 757명을 검찰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범죄단체조직죄를 병의원에 처음 적용한 사례다.

아직 송치되지 않은 환자 1500여명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A 씨는 마취·통증 의학 전문의로 2020년 12월께 브로커, 보험설계사, 손해사정인, 약사 등을 고용해 보험사기를 목적으로 병원을 설립했다.

그는 얼굴 지방이식, 리프팅, 모발 이식 등 무면허 미용시술, 성형수술을 해놓고는, 줄기세포 치료나 도수·무좀 레이저 시술을 한 것처럼 진료기록을 꾸며 실손보험금을 타냈다.

병원은 환자들에게 병원비를 먼저 받고, 이후 허위 진료기록을 만들어줘 환자들이 추후 보험회사로부터 실손보험금을 타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범행했다. 환자들은 대기 실손보험금으로 200만∼400만원을 받았는데 전체 규모가 64억원에 달했다.

그 병원은 아무나 갈 수 있는 병원은 아니었다. 그는 철저하게 브로커를 통해서만 환자를 모았다. 브로커는 환자들이 결제하는 병원비의 10∼20%를 소개비로 챙겼다.

환자 중 511명은 보험설계사였다. 실손보험의 허점을 알고 범행에 가담한 것이다.

A 씨에 고용된 손해사정인은 환자들에게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받는 과정에서 생기는 법적 문제나 대처 방법 등을 사전에 철저하게 교육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의 부동산 등 3억1000만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하고 나머지 범죄수익 환수도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