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MBK 회장, “韓 가족기업 많지만 역동적”…“빠르게 변화 가능” [투자360]

대기업 3·4세 소유 ‘구조적 장애’…“MBK가 변화 동인 되겠다”
M&A에 ‘거버넌스’가 중요 테마…“한국이 일본 바짝 뒤따라”
MBK 투자 실탄도 넉넉…“6호 펀드에 7조원 확약”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이 4일 열린 서대문구 북가좌동에서 열린 ‘서울시립 김병주도서관 착공식’에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이끄는 김병주 회장이 국내 기업의 역동성에 주목했다. 가족기업이 세습되는 경향이 있음에도 향후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아시아벤처캐피털저널(AVCJ)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대기업 재벌의 경우 3세 또는 4세까지 소유하고 있다. 구조적인 장애물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과 일본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한국 시장은 안정을 추구하는 일본 시장보다 역동적인 경향이 있어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국은 가족 소유 기업이 많다”면서도 “우리는 변화의 동인(agent) 중 하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경영권 인수·매각 투자에서 기업 거버넌스(의사결정구조)가 중요한 테마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거버넌스는 일본에서 가장 두드러진 테마이며 한국이 뒤를 바짝 쫓고 있다”며 “한국의 정책입안자들은 일본 시장이 개방되면서 이뤄진 성과를 목도했고 사모펀드 붐은 그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도 거버넌스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운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딜이 많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과 손잡고 최윤범 회장 등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활발한 투자의 밑천이 될 드라이파우더(미소진물량) 또한 넉넉하다.

MBK파트너스는 전날 일본 도쿄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연차 총회를 열고, 6호 바이아웃펀드 2차 클로징까지 약 7조원(5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아시아 지역 바이아웃 펀드 중 가장 큰 규모다. 해당 펀드의 최종 목표 조달금액은 10조원(70억달러)이다.

김 회장은 “현재까지 약 7조원의 자금이 마감 및 확약됐다”며 “내년 1분기에 3차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클로징에는 국내를 비롯해 북미, 중동 지역의 LP(출자자)들이 중심이 됐으며, 과거 MBK파트너스에 출자한 주요 글로벌 LP의 85% 이상이 6호 펀드에 재출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는 연기금과 국부펀드가 LP들의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패밀리 오피스 등 6호 펀드 출자자 구성이 다양해졌다고 밝혔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올해 일본에서 아리나민제약 인수와 타사키의 투자 회수가 이뤄졌고 한국에서 지오영을 인수하는 등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투자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트랙레코드(운용실적)뿐만 아니라 시장에 대한 뚜렷한 투자 철학, 운용 인력들의 역량과 깊이, 함께 호흡 맞춘 시간 등 운용사로서 MBK파트너스의 종합적인 면모를 살펴본 LP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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