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법인 올 첫 ‘매출 4조’ 눈앞

1997년 진출, 노이다·푸네에 공장
현지 생산능력 확대 지속투자 주효
가전 넘어 구독 사업도 채비 중
내년 인도증시 IPO 기대감 고조


조주완(오른쪽 첫번째)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6월 인도를 찾아 뉴델리 판매법인과 노이다에 위치한 가전 생산라인 및 R&D센터 등을 점검하는 모습 [LG전자 제공]



LG전자가 20여 년 만에 신규 생산시설 구축을 결정한 것은 인도 가전시장의 고속 성장과 수요 증가를 염두에 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 1997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에 첫 공장을 세우며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2006년에는 마하라슈트라주에 위치한 푸네에 두 번째 공장을 지었다.

노이다에서는 소형 제품을, 푸네에서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 등 프리미엄 대형 제품을 생산한다. 작년에는 약 20억루피(약 300억원)를 투자해 푸네 공장에 양문형 냉장고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등 LG전자는 인도 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가 된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가전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LG전자 인도법인의 매출은 2020년 2조1731억원에서 2023년 3조3009억원으로, 3년 사이 51.9% 증가했다. LG전자의 전체 매출에서 인도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9%에 달했다.

LG전자의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1~9월 인도에서 거둔 매출은 3조733억원이다. 이는 작년 한 해 매출(3조3009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LG전자 인도법인의 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전자가 해외법인으로부터 받는 배당금 규모에서도 인도법인의 성장세는 뚜렷하게 확인된다.

지난해 LG전자가 해외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총 1조7072억원에 달한다. 이 중 인도법인에서 발생한 배당금은 7176억원이다. 이는 전체의 약 42%에 해당하는 규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인도 올레드(OLED) TV 시장에서 64.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에어컨 시장에서도 점유율 31%로 1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는 전통 가전사업의 영역을 넘어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가전 구독사업도 조만간 인도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또한, 판매·생산법인 뿐만 아니라 최근 유지·보수 전문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의 인도법인까지 설립하며 현지에서 보다 밀착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 구조를 완성했다.

지난해 6월 인도 뉴델리를 방문했던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프리미엄 가전·TV에서 나아가 모빌리티 분야와 전자칠판 및 에듀테크 등 다양한 신사업을 인도에서 실행하기 위한 전략을 주문하기도 했다.

조주완 CEO는 지난 8월 블룸버그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도 “인도는 LG전자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단지 제품 차원에서만 1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에서 ‘국민 브랜드(national brand)’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내년 인도 증권거래소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조 CEO는 LG전자 인도법인의 현지 상장 가능성에 대해 줄곧 “고려할 수 있는 많은 옵션 중 하나”라고 설명해왔다. 지난 9월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인도법인 상장은) 고려할 수 있는, 많은 옵션 가운데 하나”라며 IPO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2024년형 LG 올레드 에보는 영국과 미국 유력 매체로부터 ‘올해 최고 TV’로 연이어 선정됐다. 영국 ‘왓하이파이’는 “타의 추종 불허”, 미국 ‘디지털트렌드’는 “높은 휘도, 숨 막힐 듯한 색상 표현, 차원이 다른 HDR 성능에 매료”라고 각각 극찬했다. 김현일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