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스리 시티에 생산시설 추진
내년 착공…2026년 상반기 생산
LG전자가 2006년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건설한 공장 전경 [LG전자 제공] |
LG전자가 인도에 신규 생산시설 구축에 나선다. 인도 경제의 가파른 성장으로 가전 시장도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공장을 추가 신설해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 인도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인도에 세 번째 가전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지는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州)에 위치한 스리 시티(Sri City)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4·10면
LG전자가 인도에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지난 2006년 푸네 공장 준공 이후 약 20년 만이다. 스리 시티에 들어설 예정인 공장은 인도 내 LG전자의 세 번째 생산기지가 된다. 내년 상반기 중 착공해 2026년 상반기부터 본격 생산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전자가 세 번째 생산기지를 구축하면 현재 인도 가전 시장 내 확보한 영향력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인도 올레드TV와 에어컨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당초 타밀나두주 첸나이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 시티를 놓고 저울질한 LG전자는 물류운송 측면에서 인프라 기반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는 스리 시티를 세 번째 공장 후보지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네 공장과는 비행기로 약 2시간30분 떨어져 있다.
스리 시티가 속한 안드라프라데시주가 적극적인 지원을 내건 점도 영향을 줬다. 안드라프라데시주는 최근 외국 기업들을 겨냥해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하며 투자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같은 그룹사인 LG화학이 이미 스리 시티에 진출해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기아는 지난 2019년 인도 내 첫 생산기지를 안드라프라데시주 아난타푸르에 준공했다.
지난 1997년 인도에 첫 공장을 구축하며 진출한 LG전자는 현지 시장의 성장세에 맞춰 생산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LG전자 인도법인의 매출도 2020년 2조1731억원에서 2023년 3조3009억원으로 51.9% 증가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LG전자가 해외법인으로부터 받은 배당금 중 42%(7176억원)가 인도에서 발생했을 만큼 인도 현지법인의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가전 구독사업을 비롯해 전자칠판 및 에듀테크 등 다양한 신사업을 인도에서 전개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내년 인도 증권거래소 기업공개(IPO)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기업가치 제고 및 자금운용 등의 관점에서 IPO를 포함한 다양한 성장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법인 IPO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많은 옵션 중 하나”라며 “우리는 유사 산업 IPO 사례 측면에서 인도 시장의 진행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 공장 추가 신설에 대해 “인도 시장 성장성 등을 고려해 다양한 투자 확대 옵션을 검토할 수 있으나 현재로서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