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이어 한앤코까지…PE의 헬스케어 투자법 ‘각양각색’ [투자360]

한앤코, SK플라즈마 바이아웃 검토→소수지분 선회
유형자산·현금흐름 탄탄한 업체 투자 활발
최근 3년 주요 헬스케어 투자 금액 ‘8조’
밸류업-엑시트 성사 여부 관건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MBK파트너스에 이어 한앤컴퍼니(한앤코)까지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헬스케어 투자에 나서 눈길을 끈다. 모험자본의 투자처로 여겨졌던 헬스케어 영역에서 PE가 점차 존재감을 키워가는 모습이다.

바이아웃(경영권 인수)과 소수지분, 메자닌 등 다양한 형태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최근 3년간 PE 자금의 8조원 이상이 헬스케어 업체로 흘러간 가운데 투자가치를 개선해 성공적인 엑시트(투자금 회수)까지 보여줄지 주목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요 PEF 운용사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헬스케어 기업은 10곳으로 파악된다. 이들 기업에 투자한 PE는 총 14곳이며 합산 투자금액은 약 8조4765억원이다. 이 중 올해 집행된 투자금은 3조2350억원으로 거래 비중은 38%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 성사된 거래는 SK플라즈마의 1530억원 투자 유치다. 연내 한앤코와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는 SK플라즈마에 각각 1380억원, 150억원의 신규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앤코는 SK플라즈마 구주도 120억원어치 인수해 최종 투자금액은 1500억원을 기록할 예정이다. 한투파의 경우 3년 전 투자했던 300억원을 합산하면 누적 금액은 450억원으로 높아진다.

한앤코가 올해 3분기 들어 흑자를 내기 시작한 SK플라즈마에 투자한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그동안 주로 SK해운, 인수를 앞둔 SK스페셜티 등 연간 수천억원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대형 제조업체 바이아웃에 집중해 왔다. 헬스케어 기업에 처음 투자하면서 소수지분을 인수한 점도 특징이다.

당초 경영권 인수를 검토하다가 SK플라즈마 최대주주인 SK디스커버리의 경영 능력을 신뢰해 소수지분을 선택했다. SK플라즈마는 자본적지출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손실을 기록 중이지만 국내 혈액제제 시장의 과점 사업자이며 글로벌 진출에서도 성과를 일부 창출하고 있어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SK플라즈마는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인 한투파와 주주 간 계약상 오는 2026년까지 기업공개(IPO)도 앞두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한앤코도 조기에 회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번에 SK플라즈마의 전체 지분가치는 4000억원에 책정됐다.

MBK는 일찌감치 포트폴리오에 헬스케어 기업을 담고 있다. 지난해 메디트와 오스템임플란트에 이어 올해 지오영까지 잇달아 인수했다. 일본의 일반의약품 제약사 아리나민제약도 3조원에 인수한 상태다.

이밖에도 올해 제뉴원사이언스, 보령바이오파마 등이 PE 품에 안겼다. 바이아웃과 소수지분 등 투자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대상 기업 상당수는 수익 기반을 가진 헬스케어 기업이다. 일반적으로 PE는 투자 5년을 전후해 엑시트가 필요한 만큼 현금흐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사와 같이 무형자산으로 이뤄진 지출형 기업에는 PE 자금 투입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물론 투자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스카이레이크-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신약 개발사인 메디포스트 경영권을 소유 중이다. 메디포스트 역시 신약 개발과 별개로 제대혈 사업과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 수익 기반은 갖추고 있다.

헬스케어 산업은 고령화 사회로 가면서 중요성과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PE 역시 눈여겨보는 섹터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최근 고금리 시장환경에서 성장 기업인 헬스케어의 투자가치는 조정을 거친 만큼 PE 주도로 밸류가 개선되고 거래도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시장 관계자는 “결국 PE의 성공적인 회수 성과가 중요하다”라며 “PE의 투자와 회수 성공 경험이 쌓인다면 관련 거래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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