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내 위해 밤식빵 만들어주세요”…초보 사장 울린 80대 노인 부탁

밤식빵.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유튜브 오늘도 베이킹]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아픈 아내를 위한 밤식빵을 만들어달라며 가게에 찾아온 한 80대 노인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8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밤식빵 좀 만들어달라고 부탁하셨던 어르신’이라는 제목으로 자영업자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저는 개업한 지 3개월 조금 지난, 수습 기간 끝난 사장이다. 제과, 제빵, 커피를 혼자 운영하고 있다”며 “새벽에 나가서 빵 만들고 틈나는 시간에 제과 만들고, 그 사이사이에 커피도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80대로 보이는 어르신이 매일 가게 앞을 지나가는 걸 봤다”며 “처음엔 몰랐는데 거의 매일 지나다니셔서 눈여겨보게 됐는데 매장은 들어오지 않고 빵이 나왔는지 늘 살피는 눈치였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그렇게 열흘이 지난 어느 날 어르신이 매장에 들어왔다. 어르신은 ‘아내가 아파서 식사를 못 한다. 밤 식빵을 그렇게 좋아하는데 그거라도 먹이고 싶다. 근데 파는 곳이 없다’면서 밤식빵 좀 만들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A씨는 “사연을 듣고 눈가가 촉촉해졌다”며 “저는 밤식빵은 만들지 않지만 ‘알겠다. 맛있게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약속드린 뒤 연습에 들어갔다”고 했다.

A씨는 “그렇게 이틀이 지나고 어르신이 오셔서 밤식빵을 사 가셨다. 그냥 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값을 치르고 가셨다”며 “그리고 일주일 뒤 그 어르신이 다시 오셨다. 고맙다고, 잘 먹고 갔다고 하시는데 눈물이 쏟아졌다. 그렇게 하늘나라로 가신 거였다”고 했다.

그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되고 있던 일이라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저도 암 투병으로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면서 마음 아팠던 그런 날이었다. 앞으로 장사할 때 잊지 않고 초심 지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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