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러-우크라 긴장 고조에 혼조세…엔비디아, 실적 발표 하루 앞두고 급등[투자360]

뉴욕증시, 러시아 핵 위협 긴장 고조에 혼조 마감
뉴욕3대지수, 다우 제외 반등···다우 0.28%↓
엔비디아, 실적 기대감에 시총 1위 탈환


[AFP]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뉴욕증시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긴장감 고조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이 가운데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는 주가가 급등했다.

19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0.66포인트(0.28%) 내린 4만3268.94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36포인트(0.40%) 상승한 5916.98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95.66포인트(1.04%) 뛴 1만8987.47에 장을 마쳤다.

이날 개장 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처음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확전 공포가 시장을 지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단독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운영할 능력이 없는 만큼 장거리 미사일은 서방의 참전이라고 경고해 왔다. 이에 러시아는 핵 교리 개정으로 대응했다. 이번 개정에는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이 공격하면 어떠한 공격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영토에 대한 공격을 단행한 19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모니터에 관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는 모습. [연합]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자 개장 전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1%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유럽증시의 주요 주가지수가 1% 넘게 급락하자 보조를 맞춘 것이다.

하지만 미국과 러시아가 일단 확전은 자제하면서 주가지수는 급반등했다. 다만 우크라이나전을 둘러싼 불안감은 계속 증시를 짓누르는 압박 요인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고라프 말릭 팰러스캐피털어드바이저스 최고투자책임자는 “러시아가 전쟁 수사를 강화하고 미국 정부의 대응이라는 불확실성이 결합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국채가격과 달러인덱스도 확전 자제 분위기에 안전 선호 심리가 완화하며 상승폭을 줄였다.RBC웰스매니지먼트는 투자 노트에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와 달러 가치를 계속 주시해야 한다”며 “국채금리와 달러는 증시에 더 중요한 거시경제적 촉매제”라고 평가했다.

한편 거대 기술기업 7곳(M7) 주가는 모두 상승한 가운데 엔비디아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5% 가까이 급등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엔비디아 GTC 행사에서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Blackwell)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김현일 기자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4.89% 오른 147.01달러(20만4858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약 1% 오른 141.32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 폭을 확대했다.

전날 최신 인공지능(AI) 칩 블랙웰이 맞춤형으로 설계된 서버 랙에 연결됐을 때 과열되는 문제가 알려지면서 주가가 1.29% 하락했지만, 이를 단번에 만회한 수치다.

시가총액도 3조6530억달러로 불어나며 이날 주가가 0.11% 오르는 데 그친 애플(3조4500억달러)을 제치고 하루 만에 시총 순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이날 상승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오는 20일 뉴욕 증시 마감 후 3분기(8∼10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 금융사 스티펠은 전날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엔비디아에 대해 “매수” 등급을 부여하고 목표 주가를 165달러에서 18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스티펠은 “엔비디아가 진출하는 시장 규모는 2025년에 1000억달러를 넘고 장기적으로는 1조달러에 육박할 수 있다”며 “AI 컴퓨팅 수요는 계속해서 공급을 앞지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기대 이상의 실적이 나오더라도 주가는 하락할 수 있다. 지난 분기(5∼7월) 실적 발표 때에는 매출과 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시장은 더 높은 실적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AP 통신은 “올해 AI 열풍 속에 엔비디아 주가는 190% 급등했다”며 “최근 분기의 높은 성장 기대치를 충족시켜야만 높은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의 강세에 발맞춰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주도 강세 분위기였다. TSMC가 1% 이상 올랐고 Arm은 3.4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AMD와 퀄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강보합이었다. 반면 인텔은 2% 넘게 하락했다. 테슬라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자율주행 규제를 풀 것이라는 기대로 2% 넘게 올랐다.

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소폭 올라 2,740대에서 장을 마쳤다. [연합]


한편 국내증시는 엔비디아 실적을 기다리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8포인트(0.12%) 오른 2471.95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보합권에서 움직이던 코스피는 장중 2480선 직전까지 올랐으나 삼성전자가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상승폭을 줄였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SK하이닉스는 이날 0.64% 내린 17만6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업종 역시 SK하이닉스의 경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상당히 연동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엔비디아 실적 예상치 부합 여부, 가이던스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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