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일 당이 당론으로 채택하고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동시에 확실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한 카페에서 진행된 ‘국내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서 “회사 경영 구조의 문제, 지배권 남용의 문제를 해결하는 확실한 방법이 바로 이사의 충실의무 조항을 개정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정말 참 안타깝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우량주 장기투자를 하면 언젠가는 제자리를 찾아서 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가 있고, 그 기대는 과거에는 어느 정도는 통했던 거 같다”며 “그런데 요즘은 우량주 장기투자도 불가능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핵심적인 이유가 어느날 우량주가 불량주가 돼있기 때문”이라며 “튼튼한 암소인줄 알았는데 자꾸 새끼를 낳고 송아지를 낳을 때마다 그 송아지 주인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다. 분명히 엄마소는 내 소인데, 송아지는 다른 사람이 가져간다”고 했다.

그는 “이건 말이 안 된다. 소위 물적 분할, 전환사채 등 온갖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회사가 알맹이가 쏙 빠져서 어느 날 잡주가 돼서 망하는 이런 시장에 투자하기가 참 어렵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이사가 회사의 실제 주인인 주주에게 이익이 되도록 행동할 의무가 있다”며 “그렇게 만드는게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주주들에 대한 기업 이사들의 의무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상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하고 입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연내 통과를 목표로 하는 해당 개정안은 기업 이사회에 주주를 위한 ‘충실 의무’를 지우는 것에 더해 ‘보호 의무’까지 새롭게 규정하고 있다. 상법 개정은 이 대표가 금투세 폐지를 결단하면서 증시 선진화를 명분으로 제시한 보완책인만큼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상법 개정 추진에 부정적인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도 내놨다. 그는 “정부·여당의 태도가 또 바뀌었다. 언제는 상법 개정을 하자고 그러더니 우리가 실제 한다고 하니까 뒤로 발을 빼고있다”며 “정부도, 여당도, 대통령도 태도가 바뀌고 있어서 좀 어렵긴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책임지고 통과시킬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