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복용으로 살을 뺀 킴 카다시안의 모습. 킴 카다시안 SNS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비만치료게 ‘위고비’가 마치 살 빼는 ‘기적의 약’처럼 알려지면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불법 판매까지 기승이다. 긴급 집중단속한 결과, 359건에 이르는 불법 판매 알선 및 광고가 적발됐다.

의사 처방 등을 통하지 않고 불법으로 구매한 비만치료제는 위조 의약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경고다. 부작용이 발생해도 당연히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없다.

식약처는 지난 10월 15일부터 1개월간 온라인 불법 판매 행위를 집중 단속한 결과, 약사법을 위반해 불법으로 비만치료제 판매를 알선하거나 광고하는 게시물 359건을 적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접속 차단 요청 등 조치했다고 21일 밝혔다.

가장 많은 적발 유형은 온라인 판매사이트를 소개(링크 등 포함)하는 게시물 234건(65.2%)이었다.

불법 판매 사례 [식약처 제공]

불법 판매 사례 [식약처 제공]

그 외에도 온라인 거래를 유도하며 1대1 채팅(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계정을 안내하는 게시물 63건(17.5%)이 많았고, 개인간 중고거래 31건(8.6%)나 온라인 판매 31건(8.6%) 등의 순이었다.

적발 매체별로는 카페나 블로그가 절반 이상(184건, 51.3%)을 차지했다. 온라인 게시판 81건(22.6%), SNS 32건(8.9%), 중고거래 플랫폼 31건(8.6%), 온라인 판매사이트 31건(8.6%)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많은 건 최근 뜨거운 인기를 반영하듯 위고비와 삭센다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42%)였다.

[연합]

특히, 지난 10월 국내 출시한 위고비는 현재 초도 물량이 공급 중이지만, 위고비 국내 허가권자인 한국 노보노디스크제약과 유통사인 쥴릭파마코리아는 정확한 국내 유통 물량을 밝히고 있지 않다. 다만, 위고비가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국내 공급 물량이 많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위고비 등이 비만치료가 시급한 환자 외에 일반인이 다이어트 목적으로도 효과가 있다는 식으로 남용되면서 품귀 현상이 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식약처 측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의약품은 제조·유통 경로 등 출처가 불분명하여 위조 의약품일 가능성이 높다”며 “변질·오염 발생 우려 등 안전과 효과를 보장할 수 없으며, 해당 제품을 투여해 발생하는 부작용은 피해구제를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 비만치료제는 반드시 병원과 약국을 방문, 의사의 처방과 약사의 지도에 따라 정해진 용법을 지켜야 하는 의약품이다. 임의로 투여하는 건 오남용 우려가 크다.

식약처와 의료계는 위고비를 사용 조건에 맞지 않게 사용할 경우 두통, 구토, 설사, 모발 손실, 급성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약사법을 위반한 의약품의 온라인 불법 판매 알선·광고 행위를 지속적으로 점검,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건전한 의약품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