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 현장서 완벽 분해” KIST, 하폐수 처리장치 개발

- 연속흐름식으로 수중 유기물 빠르게 분해, 바로 방류


하폐수. 기사와 직접적 관련은 없음.[게티미이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기존 하·폐수 처리 방식은 발생지에서 관로를 통해 대규모 처리장으로 중앙집중적으로 모은 후 대량으로 처리하는 구조다. 그러나 농어촌과 같은 소규모 분산 지역에서는 이러한 방식으로 하·폐수를 처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소규모 비점 오염원 비점 오염원에 설치되는 간이 처리 장치들은 주로 소독이나 탁도 개선에 그쳐, 하·폐수 속 난분해성 유기물의 분해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산업 폐수를 자체 처리하는 사업장에서도 처리 효율이 낮아 독성이 높은 폐수는 종말처리장으로 재이송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극한소재연구센터 김상훈 박사,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김종민 박사, 계산과학연구센터 한상수 박사 공동 연구팀은 하·폐수를 오염현장에서 방류 수준까지 처리할 수 있는 전기화학적 장치를 개발했다. 특히 난분해성 물질을 빠르게 무기물로 완전 분해해 자체 방류가 가능하도록 했다.

기존 연구 방법은 주로 전기화학적으로 강력한 산화제인 과산화수소 발생을 위한 전극 소재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연구에선 고효율적인 전극 소재 개발과 더불어 폐수를 장치 내에서 순환시키면서 다량의 과산화수소를 발생시키고, 잘 섞이게 하는 유동식 반응기(flow cell) 방식을 도입, 현장에서 난분해성 유기물을 산화·분해하는 방식을 통해 빠르게 무기물화했다. 이는 기존의 처리조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유기물을 완전 분해할 수 있는 구조다.

기존 전기-펜톤 방식과 유동식 반응기 기반의 전기-펜톤 방식 비교 모식도.[KIST 제공]


기존 수중 유해한 유기물을 산화 처리하는 방식에서는 유기물들이 완전 분해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고, 그 중간 생성물들의 독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경우가 많았다. 수중 유기물을 완전 분해해서 무기물화가 되어야 독성이 없어지고 방류가 가능한 수준이 되는데, 이를 나타내는 지표를 총유기탄소(TOC)라 한다. 환경부에서도 48년 만인 작년부터 하폐수 방류기준에 총유기탄소량을 추가하여 좀 더 엄격한 하폐수 처리 기준을 내세우고 있다. KIST 연구팀이 개발한 소규모 전기화학적 장치는 중앙집중식 처리가 어려운 하·폐수를 현장에서 직접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며, 총유기탄소량을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연구진은 실제로 50pm의 비스페놀A의 총 유기탄소량을 2시간 만에 93% 낮추는 우수한 완전분해 성능을 입증했다.

김상훈 박사는 “개발한 장치는 연속적이고 반복적인 흐름 방식으로 구성되어 기존 방식보다 높은 완전 분해 효율을 보이며, 이 장치와 처리 방식에 대한 특허가 출원 중”이라면서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기술 이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B: 환경과학’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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