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무이자할부 줄고 혜택 사라져…적격비용 제도 개선 시급”

한국신용카드학회, ‘KOCAS CONFERENCE 2024’ 개최
“적격비용 제도, 위험자산인 카드론 비중 확대 초래”


적격비용 제도로 카드사 수익이 감소하면서 소비자 혜택이 줄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한국신용카드학회가 주최한 ‘KOCAS CONFERENCE 2024’에서 발표자인 서지용(오른쪽 네번째)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국신용카드학회 제공]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정하는 ‘적격비용 제도’가 카드사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소비자 혜택을 축소시키고 위험자산인 카드론을 늘리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한국신용카드학회 주최로 열린 ‘KOCAS CONFERENCE 2024’에서 발표자로 나선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소비자 부가혜택 감소와 모집비용 절감 등 인력 구조조정은 적격비용 제도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2012년 도입된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는 3년마다 가맹점 수수료 원가 분석을 바탕으로 우대 가맹점의 수수료를 조정하는 제도다.

제도 도입 이래 4차례 수수료 조정으로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는 2.3%에서 0.5%로, 연 매출 3억원 이상 30억원 미만 소규모 가맹점의 수수료는 3.6%에서 1.1~1.5%로 각각 낮아졌다.

때문에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이 나지 않자 소비자 혜택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카드론 취급을 늘렸다는 게 서 교수의 주장이다.

서 교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단종된 신용카드는 282개, 체크카드는 91개로 지난해 전체 규모의 80%에 육박한다. 최근까지 6개월 이상 무이자할부거래는 대폭 축소됐고, 1분기 카드사의 모집비용은 167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 급감했다.

연 15%의 이상의 고금리를 받는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42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에 서 교수는 “적격비용 제도는 카드자산에서 일시불·할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위험자산인 카드론 비중을 확대하는 데 영향을 끼쳤다”며 “카드론 증가로 인한 연체 급증은 대환대출 확대로 이어지는 등 위험자산 증가의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본업인 신용판매 확대를 통한 민간소비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적격비용 제도의 대폭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도 “가맹점 수수료를 산정할 때마다 정치적 압력이 반복됨에 따라 가격의 왜곡이 발생했다”며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가맹점 비율을 하향 조정하고 가맹점 수수료율 자체는 여전채 발행금리 등 비용에 자동으로 연동하는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연말 적격비용 재산정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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