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42.5%·선박 77.1% 중가
미국發 불안감↑ 성장둔화 우려도
수출입 화물 쌓인 부산항 신선대부두 [연합] |
이달 1~20일 수출이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가량 늘었다. 이로써 우리 수출은 14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이 확실시된다.
다만, 자동차를 비롯한 주요 수출 품목 10개 중 6개 품목은 두 자릿수 감소폭을 보여 반도체 의존도가 전체 수출의 22%가량을 차지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11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56억1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5.5일로 작년 동기와 같았다.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13개월째 증가세다. 월말 수출이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전체 수출도 플러스가 확실시된다.
그러나 미국 대선 이후 경제·통상 정책 변화 가능성 등은 한국 수출에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특히, 월 수출 증가율이 지난 7월 13.5%로 단기 고점을 형성한 이후 8월 11.0%, 9월 7.5%, 10월 4.6% 등으로 한 자릿수로 낮아져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 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달 중순에도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호조를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은 42.5% 증가하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월간으로 보면 반도체 수출액은 작년 11월부터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반도체 수출 비중은 전체의 21.7%로 전년 동기간보다 5.6%포인트 증가했다. 하반기부터 글로벌 투자 업계 일각에서 ‘반도체 겨울론’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우리 수출의 최대 효자 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올해 들어 1월(94억달러)과 2월(99억달러)을 제외하면 3월부터 110억∼130억달러 안팎을 기록하며 탄탄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2위 수출 품목인 승용차(-17.7%)를 비롯한 석유제품(-10.4%), 무선통신기기(-12.2%), 정밀기기(-13.2%), 가전제품(-17.1%) 등 주요 품목 6개는 두자릿수 감소폭을 보였다.
주요 국가별로는 중국(3.5%), 베트남(16.5%), 유럽연합(EU·7.5%), 대만(96.5%) 등에서 늘었다. 반면 미국(-2.5%), 일본(-0.6%), 싱가포르(-8.9%), 말레이시아(-12.4%) 등에서는 수출액이 줄었다.
이달 중순 수입액은 348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 반도체(23.4%), 반도체 제조장비(134.8%), 정밀기기(0.3%) 등의 수입이 늘었다. 반면 원유(-23.7%), 석유제품(-18.8%), 무선통신기기(-35.2%), 등의 수입은 줄었다.
국가별로는 중국(2.0%), 일본(12.6%), EU(2.4%) 등이 늘고 미국(-14.1%), 호주(-23.0%), 러시아(-21.2%) 등은 줄었다.
무역수지는 7억9800만달러 흑자였다. 지난달 같은 기간에는 10억5000만달러 적자였다. 월간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1년 5개월째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조익노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이달 중순 수출은 반도체를 바탕으로 전년동기 대비 증가하면서 우상향 모멘텀을 이어나갔다”면서 “이번 달에도 월말까지 반도체·컴퓨터 등 IT품목과 선박 등 주력품목의 견조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14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흐름과 18개월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배문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