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누리 상품권 예산은 자꾸 올려…지역화폐는 왜 안 되느냐”
“주인 말을 안 들으면 혼을 내야한다…여러분들이 나서 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1일 경기도 수원시 못골시장을 방문해 호떡을 시식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1일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지역화폐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에 대해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 영동시장 대강당에서 열린 ‘지역사랑상품권 국고 지원을 위한 전통시장·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정부가 온누리 상품권 예산을 자꾸 올린다. 온누리 상품권 예산을 지역화폐로 하면 안 되는 것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제가 이 골목 상권이나 전통시장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정말 1000원짜리 푸성귀 하나 팔기 위해서 하루 종일 손 비비면서 열심히 일하지 않나”라며 “그런데 오는 손님들은 역시 1000원짜리 하나 귀해서 살까 말까 망설이는 그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에 저희가 전에처럼 지역화폐라도 충분히 발행해서 온라인 쇼핑몰, 거대 국제 플랫폼에 이익을 주는 것보다 우리 동네에서 쇼핑도 좀 하고, 동네 매출도 좀 오르고, 동네 골목이 경제가 활성화되면 동네에 온기도 돌고 참으로 행복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상인 여러분들도 아시지만, 온누리 상품권은 지역 제한도 없고 매우 불편한 데다가 사용처가 동네 골목으로 제한되지 않기 때문에 동네 골목을 따뜻하게 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며 “돈이 돌아야 경제가 산다. 그래서 돈은 ‘돈다’고 해서 돈이라고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돈의 흐름이 멈추면 경제가 죽는 것”이라며 “마치 사람 몸의 피처럼, 피가 돌아야 된다. 피가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피가 심장에만 몰리면 죽는 것인데, 경제도 마찬가지로 돈이 돌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돈이 뭐 1000억 있으면 뭐 하나. 어디 은행에 꽉 잠겨서 꼼짝하지 않으면 0원인 것”이라며 “그런데 100억이 온 동네 골목에 쭉 퍼져서 10바퀴를 돌면 1000억이 되는 것이고, 백 바퀴를 돌면 1조원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경제”라고 주장했다. 또 “그 돈이 돌게 하는 것이 정부의 경제 정책”이라며 “경제 중에서도 가장 서민들의 삶에 체감이 되는 것이 바로 골목 상권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못골종합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
이 대표는 “대선 때 대체적으로 모두가 그런 약속들을 한 것으로 저는 기억한다. 채무 조정해 주겠다, 연기해 주겠다, 이자 지원해 주겠다, 특히 채무 탕감을 해 주겠다고 다들 약속을 하지 않았나”라며 “근데 해준 것 있나. 이건 나라 살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여러분이 나서셔야 한다. 정치가 대리인을 뽑아서 우리가 원하는 바를 대신하게 만드는 것인데 그 대리인들이 우리의 삶에 관심 갖지 않고 우리의 뜻과 다르게 행동하면 주인이 나서야 한다”며 “소상공인 정책이든, 자영업자 지원 정책이든, 지역 경제 골목 경제를 살리는 정책이든, 어떤 것이 필요한데 정치에서, 또 권력을 가진 행정부에서 그것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제대로 하게 만드는 것이 여러분 스스로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냥 맡겼으니까 잘하겠지, 맡겼으니까 못해도 할 수 없다, 견디자, 이럴 필요가 없는 것이고 이래서도 안 되는 것”이라며 “주인은 주인의 역할을, 머슴은 머슴의 역할을 잘 해야 하는데 각각 그 역할에서 벗어나면 그 제자리를 찾게 만드는 것은 바로 각자의 역할인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당당하게 ‘내 세금이고, 내가 맡긴 권력이니 그 권력과 예산을 제대로 우리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써라’라고 여러분께서도 요구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말을 안 들으면 혼을 내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