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된 라오스의 밤…관광지서 술 마신 외국인 4명 줄줄이 사망

라오스 블루라군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라오스 유명 관광지 방비엥에서 술을 마신 외국인 관광객 4명이 메탄올 중독으로 추정되는 증상으로 잇따라 숨졌다.

21일(현지시간) AP 통신, 호주 매체 시드니모닝헤럴드 등에 따르면 방비엥으로 여행을 떠났던 호주 여성 비앵카 존스(19)가 숨졌고 그의 동갑내기 친구인 다른 호주 여성은 중태라고 호주 정부가 이날 밝혔다.

이들은 방비엥의 한 호스텔에 머물렀다가 지난 13일 건강이 악화해 태국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바로 전날 저녁 외출을 하기 전에 호스텔의 바에서 술을 마셨는데, 여기서 메탄올이 든 술을 마신 것으로 추정된다고 외신은 전했다. 메탄올을 마시면 심각한 중독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태국 당국은 존스가 “체내에서 발견된 고농도의 메탄올로 인한 뇌부종으로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중태인 친구는 태국 방콕의 한 병원에서 생명유지 장치에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비앵카 존스가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다”면서 이번 사건은 “모든 부모의 최악의 두려움이며 악몽”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라오스 경찰은 이들이 묵은 호스텔의 매니저를 구금, 조사 중이다.

이날 덴마크 외무부도 이번 라오스 관광객 사건과 관련해 자국민 2명이 라오스에서 숨졌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도 방비엥에서 미국인 1명이 숨졌다고 확인했다.

뉴질랜드 외교부도 자국민 한 명이 라오스에서 중태이며 메탄올 중독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밝혀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12일 방비엥에서 관광객 약 12명이 외출했다가 돌아온 뒤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뉴질랜드 외무부는 “라오스 여행 관련 안내를 업데이트해 술 종류를 마신 이후 메탄올에 중독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가 여러 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여행객은 알코올 음료, 특히 칵테일과 해로운 물질이 섞였을 수 있는 주류로 만든 음료를 섭취하는 데 주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호주도 라오스에서 여러 외국인이 메탄올 중독 의심 증상의 희생자가 됐다고 경고했다.

방비엥은 서방 등 세계 각국에서 여행객들이 몰려드는 ‘배낭여행의 성지’로 불린다. 국내에서도 ‘꽃보다 청춘’ 등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져 한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