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통상본부장 “우리 기업 경영 불확실성 최소화 적극 노력”…멕시코 진출 기업 간담회에 이어무역안보연구회’ 출범 세미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연합]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통상당국이 ‘초강경’ 무역 정책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제2기 미국 행정부에서 기회요인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장관이 22일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서 철강 산업계와의 간담회를 주재, 미국 신정부의 주요 통상정책이 한국 철강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철강 업계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큰 타격을 받은 업계 중 하나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수입 철강재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우리나라는 2018년 관세 대신 자발적으로 수출 물량을 줄이는 ‘쿼터 부과국’으로 분류됐다. 2015~2017년 연평균 철강 수출량의 약 70%를 수출 최대 물량(쿼터)으로 적용받으면서 약 268만톤만 수출이 가능한 상태다. 일본과 유럽의 경우, 바이든 정부에서 협상을 통해 무역확장법 232조 관련 철강관세 완화 조치를 받았다. 이로인해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꾸준히 관련 조치의 개정 협상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해결의 실마리는 찾지 못한 상태다.
안 장관은 “철강 산업은 지난 2018년 쿼터제 도입이라는 큰 변화를 경험한 적이 있다보니 신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른 업계의 고민이 클 것”이라며 “업계와 정부가 ‘원팀’이 되어 철저히 준비한다면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장관은 앞서 자동차·배터리· 반도체·조선 등 우리 주요 업종 관계자를 만나 트럼프 제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 변화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연합] |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對)멕시코 통상정책 변화에 대비해 우리 진출기업들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무관세 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개정을 예고하고, 멕시코에 대해 고관세 부과를 천명하면서 미국 니어쇼어링(인접국으로의 생산기지 이전)을 노리고 멕시코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멕시코에는 미국 수출 기지로 연간 40만 대 규모 자동차 생산 공장이 있는 기아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전), 포스코(철강재) 등이 진출해 있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 등 3국은 USMCA에 따라 일정 조건하에서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목에 대해 관세를 면제받고 있다. 협정이 발효된 2020년 이후 6년마다 재검토할 수 있는데 2026년 협정 개정에 나서거나 개정 전이라도 해당국에 고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멕시코가 중국과 더불어 트럼프의 ‘최우선 경제공격대상’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멕시코가 중국 자동차의 ‘우회 생산 기지’로 활용되고 있고, 불법 이민자 문제를 두고 트럼프와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해 멕시코(1524억달러)는 중국(2794억달러)에 이어 미국에 2번째로 무역적자를 많이 안기기도 했다.우리나라의 대멕시코 투자금액(신고기준)은 2022년 7억달러, 2023년 9억달러, 2024년 2분기 14억달러로 2년새 2배가량 증가했다.
정인교 본부장은 “멕시코는 멕시코 신정부 뿐만 아니라 미국 신 행정부의 통상정책 변화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지역”이라며 “정부는 양국 신정부의 통상정책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멕시코 연방정부를 비롯해 우리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는 주(州)정부와도 협력채널을 구축·가동, 우리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멕시코 진출기업 간담회에 이어 오는 25일 베트남 등 우리 기업 진출이 활발하고 미국과 교역규모가 큰 지역을 대상으로 업계 및 지원기관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어 민관 합동으로 대응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또 정인교 본부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무역·기술 안보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무역안보연구회’ 출범 세미나를 주재했다. 연구회는 학계, 연구계, 법조계 등을 중심으로 한 민관 네트워크로, 분야별 전문가 간 교류를 지원하는 한편 무역·기술 안보 연구 플랫폼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연구회는 수출 통제, 경제 제재, 기술 안보 등 3개 분과를 구성·운영하면서 국내외 수출 통제와 기술 보호 및 공급망 재편 등의 주제를 분석하고 정책 시사점을 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