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수석 부사장 “韓 SAF 도입은 크나큰 진전”

존 켈리 민간항공 사업부문 아태 수석 부사장 인터뷰
“친환경 솔루션 도입 더욱 활성화될 것”
“항공기 엔진 분야도 시장확장 기대”


존 켈리 롤스로이스 민간항공 사업부문 아시아태평양 수석 부사장. [롤스로이스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한국이 2027년 SAF(지속가능한 항공유) 1% 사용을 의무화한 것도 큰 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존 켈리 롤스로이스 민간항공 사업부문 아시아태평양 수석 부사장은 지난 19일 헤럴드경제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 항공업계의 SAF 사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국제선 항공편에서 항공사들의 SAF 사용 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점차 강화될 것”이라면서 한국의 선제적 SAF 도입을 기대했다.

그는 “항공우주산업의 미래를 위한 핵심 기술 분야 중 하나가 에너지 전환”이라며 “이 가운데 SAF는 향후 잠재력이 큰 에너지 분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최근 각국 정부가 탄소배출량 감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항공업계는 전체적으로 친환경 대체연료 도입에 속도를 내는 추세다.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배출량을 80%까지 감축시킬 수 있는 SAF가 항공 운항에 따른 환경 파괴를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9월 국토교통부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주축이 돼 일부 근거리 노선에서 국산 SAF를 사용한 항공기 취항에 나섰다. 또한 유럽으로 취항하는 일부 노선에서도 SAF 사용을 본격화하는 추세다.

우기홍(오른쪽 두 번째) 대한항공 사장과 관계자들이 국산 SAF를 사용한 상용운항 첫 취항 기념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켈리 수석 부사장은 “전 세계는 현재 기후변화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솔루션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기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치사슬 전반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공동의 노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업계에 항공기 엔진을 공급하고 있는 영국의 롤스로이스, 미국의 GE(제너럴 일렉트릭), 프랫 엔 휘트니 등 이른바 항공기 엔진분야 ‘빅3’도 친환경 기조에 맞는 제품을 꾸준히 내놓는 모습이다. 특히 롤스로이스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모든 상용엔진에서 SAF 100% 사용시 호환성 테스트를 이미 마쳤다. 더불어 지난 2023년에는 현재 운용 중인 모든 엔진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10억 파운드(1조8000억 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5년에 걸쳐 엔진 제품군 전반에 대한 연료 연소 및 내구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켈리 수석 부사장은 “항공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흥미로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롤스로이스는 이러한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며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데 주력해 나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롤스로이스가 엔진에 투입할 항공유로 100% SAF를 활용한 엔진을 테스트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제공]


그는 최근 항공업계의 또 다른 트렌드로 ‘수요 증가’를 꼽았다. 그는 “10억명 이상 인구가 증가하면서, 항공 여행에 대한 수요도 비즈니스와 레저 부문에서 모두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라면서 “디지털화와 전동화 등으로 업계가 진전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변화도 빠르게 이뤄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롤스로이스의 강점으로 ‘기술력’과 더불어 ‘다양한 포트폴리오 라인업’을 꼽았다. 그는 “롤스로이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중과 해상 및 육상 전반에 걸쳐 안전이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동력 및 추진체계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공하는 것”이라면서 “롤스로이스는항공엔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해군을 지원하는 해양 엔진과 세계에서 가장 전력 밀도가 높은 함정용 가스터빈을 비롯해 해양 동력 및 추진체계 분야에서도 강력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우리 업체들의 엔진시장 진출에 관해서는 “한국은 항공우주 산업의 발전과 함께 이 분야에서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품질과 정밀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향후 더욱 발전된 역량을 구축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이러한 업계의 성장과 발전을 환영한다”면서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는 1980년대 군용 헬리콥터 엔진 창정비 사업을 시작으로 오랜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등, 롤스로이스도 한국업체들과 협업관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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