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다가 토했다는 이유로 폭행하는 등 자녀를 학대한 남녀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상해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6)씨와 B(46·여)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와 함께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과 아동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8∼9월 A씨의 자녀 C(8)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거나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이유로 약 30분간 출입문을 보고 반성하라며 벌을 세워 정서적으로 학대했다.

한 번은 음식 투정을 부린다는 이유로 약 2시간 동안 벌을 세우기도 했다.

9월 중순께 B씨는 C군이 거짓말을 하고 집안 구성원 간 서열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문지로 만든 몽둥이로 온몸을 때렸고, 이를 지켜보면 A씨도 합세해 C군을 엎드리게 한 뒤 엉덩이와 다리를 때렸다.

B씨는 C군의 형 D(10)군이 사 온 구둣주걱으로 C군을 폭행했다.

A씨와 B씨는 같은 날 저녁 C군이 밥을 먹다가 토했다는 이유로 구둣주걱으로 또다시 때렸다.

두 사람은 약 7시간에 걸친 이날의 폭행을 D군이 목격하게 함으로써 정서적으로 학대했다.

심한 폭행으로 인해 온몸에 피멍이 든 C군은 외상성 횡문근 융해와 각종 타박상으로 한동안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A씨와 B씨는 부부 사이는 아니었으나 지난해 8월 다가구 주택 옆집에서 살며 주거지 구분 없이 함께 거주하는 상태였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피해 아동의 난폭한 행동을 교정하기 위해 체벌했다고 하나 의사나 상담치료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며 징역 1년의 실형을 내렸다.

다만 피고인들과 피해 아동들 간 실질적인 분리 조치가 이뤄진 점을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형이 무겁다’는 피고인들 주장을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들이 입은 정신적 충격과 정서적 악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작성한 문서에 의하면 피해 아동들이 가정으로 복귀를 희망하고 있고, 피고인들이 가정 복귀 프로그램 진행 과정에서 변화된 태도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수감될 경우 오히려 양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