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전날 열린 첫 회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을 중지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는 논의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22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날 열린 1차 비대위 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의결했다고 전했다.
비대위는 “정부의 의료 농단에 맞서 싸워 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며 “전공의·의대생은 물론 의대 교수·개원의·봉직의 등 의료계 전 직역을 하나로 모아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5년 의대 모집을 중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것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정부가 이를 무시하면 의대 교육환경은 파탄으로 갈 것이며 그 후유증은 10년 이상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의대 모집 정지와 관련, “1990년대에 교육부가 ‘정상적으로 교육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세종대 입학 모집 정지를 시킨 적이 있었다”고 예를 들었다.
또, “수험생들의 혼란도 고려해야 하는 건 맞지만 대학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미 입학해 있는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여부와 관련해선 “안건으로 상정되려면 위원들이 동의해야 하는데 한 분도 그런 의견을 말씀하신 분이 없어 논의 자체가 안 됐다”며 “‘정부가 그동안 저지른 것을 그냥 받아들여라’라는 형태의 협의체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 비대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그는 현재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를 향해서도 “의료계 직역이 하나로 모인 비대위가 일을 하니까 무거운 짐을 벗고 거기서 나오시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화를 통해 (상황을) 바꾸거나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실 것 같지만, 지금 이 사태는 서로 간 협의를 통해 개선할 부분이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도 “윤 정부는 사회 각 분야 문제점을 깊게 이해하고 정교하게 개선하는 게 아니라 눈먼 무사처럼 마구 칼을 휘둘러 왔다”며 “대통령 주변에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중층적 규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잘못된 조언을 하는 선무당 경제학자도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무모한 정책을 수용할 수 없다”며 “합의할 수도 없고, 합의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으며, (합의하면) 저들에게 면죄부만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