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 [AP] |
[헤럴드경제=김민지·한영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이하 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을 임기 내 완료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에 투자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조만간 보조금을 확정지을 전망이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까지 남은 두달 동안 42조원의 보조금을 지급해하는 만큼 미국 상무부도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20일(현지 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이번 정부의 임기가 끝나기 전까지 (약정됐던) 모든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목표”라며 “첨단기술 대기업들과 관련 발표(보조금 지급을 통한 미국 내 반도체 공장 등 설립)를 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일은) 분명한 데드라인”이라면서도 “반도체법에 따라 할당된 보조금이 회수될 것이라고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미국 상무부는 2022년 8월 칩스법을 제정하고, 미국에 반도체 제조 시설을 신설·확장하는 글로벌 기업들에게 총 390억 달러(약 54조50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 이 중 약 300억 달러(약 42조 원)은 세부 협상이 완료되지 않아 실제 지급되지 못한 상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KC의 반도체 유리기판 자회사 앱솔릭스가 칩스법에 의한 보조금 지급 대상자다.
앞서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건설중인 반도체 공장에 2030년까지 400억 달러(약 55조9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 조건으로 64억 달러(약 8조9000억 원)의 보조금 지원을 약속받았다. 인디애나주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4000억원)를 들여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를 건설하기로 한 SK하이닉스에게도 4억5000만 달러(약 6000억원)을 지원한다는 예비 거래각서가 발표됐다.
앱솔릭스는 올해 두차례에 걸친 협약 끝에 총 1억7500만달러(245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 받기로 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상무부는 반도체지원법상 국가 첨단 패키징 제조 프로그램(NAPMP)의 유리기판 분야 대상자로 앱솔릭스가 이끄는 컨소시엄을 선정, 1억달러(1400억원)를 지급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NAPMP는 미국의 반도체 첨단테스트 및 패키지 능력 등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연구개발 지원금 정책이다. 지원금을 받은 앱솔릭스 컨소시엄에는 빅테크 기업을 비롯해 학계, 비영리단체 등 30여개 파트너가 포함됐다. 유리기판 분야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앱솔릭스는 앞서 지난 5월에는 글로벌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중 최초로 미국 반도체지원법 보조금 7500만달러(1050억원)를 지급받았다.
바이든 정부 임기 내 보조금 지급이 확정되면, 트럼프 당선으로 제기됐던 반도체 지원금 철회에 대한 우려는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기업이 반도체를 만들도록 하기 위해 많은 돈을 지급하는 건 옳지 않다. 10센트도 낼 필요 없다”며 “관세 정책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조금이 아닌 수입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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