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구 웹툰엔터 및 네이버웹툰 대표(왼쪽)와 인기 웹툰 작가 기안84 [파파고 공식 페이스북]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네이버웹툰이 여성혐오 표현을 담은 작품 ‘이세계 퐁퐁남’이 공모전을 통과하며 빚어진 논란에 대해 결국 사과했다. 해당 작품이 공개된 뒤 이용자 이탈이 이어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논란의 발단이 됐던 작품 ‘이세계 퐁퐁남’은 공모전에서 최종 탈락했다.
네이버웹툰은 22일 입장문을 내고 ‘2024 지상최대공모전’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네이버웹툰은 별도공지를 통해 “최근 공모전 관련 이슈로 독자 및 웹툰 창작자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웹툰 ‘이세계 퐁퐁남’의 한 장면. [네이버웹툰 갈무리] |
해당 논란은 공모전에서 ‘이세계 퐁퐁남’이 9월 말 1차 심사를 통과하며 불거졌다. ‘퐁퐁남’은 연애 경험이 많은 여성이 경제적 조건을 따져 결혼한 남자를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다. 이 웹툰은 39세 남성이 아내에게 배신당하고 이혼하는 과정에서 재산을 잃은 뒤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내용이다. 해당 작품을 두고 연애 경험이 많은 여성을 더러운 식기에 비유해 설거지한다는 뜻이 담겼다며 제목과 내용이 여성혐오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여성 독자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이어지며 네이버웹툰의 이용자 수는 지속 하락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앱) ‘네이버웹툰’의 주간활성이용자수는(WAU)는 9월 셋째 주 806만명에서 11월 셋째 주 710만명까지 감소했다. 네이버의 웹툰 및 웹소설을 볼 수 있는 ‘네이버 시리즈’의 WAU도 같은 기간 210만명에서 180만명으로 하락했다.
네이버웹툰 공지문. [네이버웹툰 갈무리] |
네이버웹툰은 사과와 함께 외부자문위원회를 마련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웹툰은 “플랫폼과 만화 산업 및 창작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부 자문위원회를 마련하겠다”며 “외부 자문위원이 네이버웹툰 주체 공모전을 포함해 전체 콘텐츠 서비스의 현행 운영 정책을 검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협조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논란의 발단이 됐던 ‘이세계 퐁퐁남’은 최종 수상작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상은 ‘귀신망치’가 받았고, 최우수상은 ‘괴이현상 하나’, 독자 인기상은 ‘과학고 사변’ 등에 돌아갔다. 그 외 10편의 우수상 수상작 명단에도 ‘이세계 퐁퐁남’은 오르지 않았다.
네이버웹툰은 디지털 만화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성과를 걷어왔다. 기안84 등 스타작가를 발굴하면서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2021년 연 수입 1위 작가가 124억원을 벌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지난 5월 나스닥시장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지속해서 밑돌고 여성혐오 논란에 휘말리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