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채용 집중’ 4분기 봐야…공공기관에 청년 고용 독려 중”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구직상담과 실업급여신청을 위해 시민들이 방문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안정된 일자리인 공공기관 정규직에서 청년 채용 비중이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위기다.
2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339개 공공기관이 채용한 일반정규직 1만3347명 중 청년(15∼34세)은 1만703명으로 80.2%를 차지했다.
공공기관이 채용한 일반정규직 중 청년 비중은 2022년 85.8%를 정점으로 지난해 84.8%로 떨어졌다.올해는 지금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0년(74.8%)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된다.
공공기관이 뽑은 청년 일반정규직 규모도 줄고 있다. 신규 청년 일반정규직은 2019년 2만7052명에서 2020년 2만2310명, 2021년 2만1718명, 2022년 2만974명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1만7143명으로 1만명대로 주저앉았다.
올해는 4분기에 큰 변화가 없다면 연간으로 1만5000명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 공공기관도 대기업처럼 당장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면서 이렇게 청년 신규 채용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공공기관 정규직 채용 공고를 보면 신입과 경력직을 동시에 뽑거나 아예 경력직만 채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공공기관을 관리·감독하는 기획재정부는 청년고용 한파 속에 공공기관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올해부터 신규 채용이나 청년인턴 운영 성과가 우수한 공공기관에 경영평가 가점을 신설했다.
아울러 퇴직·이직 등으로 빈자리가 나면 수시 채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 따라 미취업 청년을 매년 정원의 3% 이상씩 새로 고용해야 하는데 지난해 의무 이행 비율이 8년 만에 처음으로 70%대로 추락하자 ‘당근’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3분기까지 성적표에선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 10월 기준 청년층(19∼29세)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8만2000명 줄며 24개월 연속 감소했다.
인턴 채용에서는 언뜻 보면 정부 노력이 효과를 내는 듯하다. 올해 3분기까지 청년인턴 채용은 1만7484명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치(1만8337명)에 거의 다다랐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6개월 계약직으로 불리는 ‘체험형 인턴’의 비중이 82.4%(1만4412명)로, 지난해(79.6%)보다 더 커졌다. 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채용형 인턴’ 비중은 작아졌다는 의미다.
기재부 관계자는 “통상 공공기관 채용은 연말에 집중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성과를 단언하기는 이르다”며 “분기별로 공공기관과 점검 회의를 통해 청년 고용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