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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환자가 보행 재활치료용 웨어러블 로봇 ‘엔젤렉스 M20’ 를 입고 보행훈련을 하고 있다.[KAIST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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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환자가 보행 재활치료용 웨어러블 로봇 ‘엔젤렉스 M20’ 를 입고 보행훈련을 하고 있다.[KAIST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뇌성마비 환자들이 휠체어 대신 로봇을 입고 걷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소아 뇌성마비 환자 수는 약 8만명이다
전세계적으로 뇌성마비 유병률은 1000명당 1.5~4명 발병한다. 한국의 경우 남아가 1000명당 3.5명, 여아 2.8명으로 평균 3.2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뇌성마비 아동의 보행 재활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KAIST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가 설립한 로봇 전문기업 ㈜엔젤로보틱스가 개발한 웨어러블 보행보조 로봇이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뚜렷한 보행 기능 개선 효과를 입증했기 때문이다.
로봇 보행 재활치료가 기존 재활치료와 비교해서 보행 및 운동 기능 향상 효과가 더 뛰어나다는 것을 충분히 입증한 연구는 전 세계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충남대, 전남대, 용인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재활병원 등 전국 5개 병원 공동연구팀이 총 90명의 뇌성마비 아동을 대상으로 2021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총 6주간 주3회 30분씩 ‘엔젤렉스 M20’을 착용하고 훈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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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 재활치료용 웨어러블 로봇 ‘엔젤렉스 M20’ 시연 모습..[KAIST 제공] |
엔젤렉스 M20을 착용하고 훈련을 받은 참가자들은 보행 편차 지수(GDI)가 65.55점에서 69.14점으로 3.59점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보행재활 치료를 받은 아동들의 GDI가 2.99점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보행 편차 지수’란 뇌성마비 아동의 보행 정도를 점수로 나타낸 지표로서, GDI가 100점에 가까울수록 정상 보행 패턴에 가까워짐을 의미한다.
뇌성마비 아동의 운동 기능을 측정하는 ‘GMFM-88’ 총점에서도 엔젤렉스 M20을 착용하고 훈련을 받은 참가자들의 점수가 69.99점에서 74.03으로 대폭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보행재활 치료를 받은 아동의 ‘GMFM-88’ 점수 상승폭에 비해 약 3배 정도 높아, 기존 보행재활 치료에 비해 엔젤렉스 M20을 활용한 보행 재활치료가 훨씬 더 효과가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기존 보행재활 로봇의 경우, 주로 트레드밀이나 스테퍼와 같은 형태로 고정된 위치에서 수동적으로 보행동작을 흉내내는 방식이었다. ‘엔젤렉스 M20’은 환자가 로봇을 몸에 직접 착용하는 형태로 실제 평지나 계단 등에서 훈련이 가능하며, ‘보행의도 인식’ 기술을 통해 착용자의 의도를 파악하여 부족한 만큼의 힘만 보조하는 ‘힘 제어’ 방식으로 착용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또한 로봇없이 시행하는 기존 재활치료에 비해 제한된 치료 시간 동안 평균 5배 정도 많은 걸음수의 반복훈련이 가능하여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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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환자가 보행 재활치료를 하고 있다.[KAIST 제공] |
이번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대운동 기능, 균형 조절 능력, 보행 패턴에서 유의미한 임상 효과를 보였으며, 엔젤로보틱스의 웨어러블 로봇인 ‘엔젤렉스 M20’을 활용하여 지면 보행 훈련을 받은 아동이 기존의 보행 재활치료보다 운동기능 및 보행 기능 향상에 더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렇게 우수한 임상결과가 도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의료보험 수가 적용의 길은 멀고도 험난한 상황이다. 아직 웨어러블 로봇을 이용한 보행재활치료는 뇌졸중 아급성기 환자에게만 국한하여 수가 적용이 되기 때문이다. 소아의 경우에는 조기에 집중적인 재활치료가 중요하고, 엔젤렉스M20의 경우 그 치료효과까지 증명이 되었지만 아직은 수가 적용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공경철 KAIST 교수(엔젤로보틱스 미래기술원장)는 “자유로운 이동과 움직임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데, 안타깝게도 소아 장애 비율은 매년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더 많은 뇌성마비 아동과 가족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들과 협력하여 로봇 재활 프로그램을 확산시키고 소아 재활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