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9일 북한 평양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중국이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과 양국 간 협력 증가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고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밝혔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캠벨 부장관은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중국 당국자들이 점점 더 불편해 하고 있는 주제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해 온 몇몇 논의에서 우리는 북한의 활동과 관련해 중국 당국자들이 몰랐던 사실을 그들에게 알려 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면서 “중국 당국자들은 러시아의 권고로 인해 북한이 중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는 행동이나 군사 행동을 고려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은 러시아를 직접적으로 비판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협력 증가가 중국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캠벨 부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위해 1만명의 병력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것을 중국이 지지하는지에 대해 아시아 내 미국의 안보 동맹국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북한군은 현재 러시아 내부에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실제 전투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상당한 균열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 전문가였던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이 주제에 대한 중국의 방송 침묵은 놀랍다”며 “중국 언론에서는 러시아와 북한이 지난 여름 체결한 전략적 합의나 파병에 대해 한 마디도 없다”고 짚었다.
그는 “중국은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떻게 설명하고, 그들의 고객 국가가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국제적으로 무시하느냐”라며 “유럽인들은 화를 낼 것이고, 북한 주민들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 화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북한에 핵 지원을 하는 길을 간다면 이는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동맹을 강화하고 진정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만들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매우 많이 어려운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무엘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 사령관은 전날 ‘핼리팩스 안보 포럼’에서 러시아, 중국, 북한이 “특정 거래 공생”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파파로 사령관은 “북한은 러시아의 포병과 미사일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으며 그 대가로 러시아는 아마 북한에 미사일과 잠수함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전쟁 기계를 재건하기 위해 러시아에 반도체의 90%와 공작 기계의 70%를 제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앤드류 시어러 호주 국가정보국(ONI) 국장은 중국의 불안감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푸틴과 시진핑 사이에 갈등을 조장한다는 생각은 꽤 공상적인 생각”이라며 “푸틴이 중국의 군사, 외교 및 이중 용도 지원으로 인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