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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 보유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윤범 회장의 우호주주로 예상됐던 지분은 약 1%포인트(p)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주식 약 0.7%를 전량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도 직접 소유하던 0.1%를 모두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측은 공식 입장은 표명하지 않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고려아연 지분 매각은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말 한국타이어 역시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은 바 있다. 최 회장 측에 의결권을 실어줄 것으로 관측됐으나 오히려 지분을 처분해 차익 실현을 선택했다.
비슷한 시기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도 BRV캐피탈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0.5%와 투자전문회사를 통해 갖고 있던 지분 0.2%를 다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윤 대표의 배우자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역시 고려아연 지분 8000주를 처분했다.
당초 윤 대표는 최 회장과 초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지면서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이 언급돼 왔다. 그러나 고려아연에서는 윤 대표 측은 우호지분으로 분류한 상태는 아니었다.
앞서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에 자금을 대출해주며 우군으로 꼽혔던 한국투자증권도 지분 0.8%를 전량 매각한 상태다. 이를 종합하면 최 회장 측이 기대했던 백기사 지분은 1.5%가량 증발했다.
현재 최 회장 개인 지분 1.8%에 베인캐피탈과 특수관계인 등을 합산한 주식 소유 비율은 17.05% 수준이다.
영풍·MBK의 주식 소유 비율은 39.38%에 달하고 있다. 최 회장 측 직접 지분과 한화, 현대차 등 고려아연 사업 파트너 합산 지분율 33.93% 대비 6%p 이상 앞서가고 있다.
영풍·MBK는 지난달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으며 이르면 연내 주총 개시가 예상되고 있다. 신규 이사 선임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통해 고려아연 경영 주도권 확보를 꾀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의 경영 실적, 기반 기술, 성장 전략 등을 토대로 주주를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은 철회했으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주가치 제고에 소홀했다는 지적은 부담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