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협약’ 정부간협상위원회 의장 “부산서 타결될 것”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INC 의장, 기자회견서 밝혀
협상 의장단 및 UNEP, 선언적 합의 담은 ‘골격협약’ 시사


25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해양 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문서’(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5)가 개막했다.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주영국 에콰도르대사(사진 가운데)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부산)=이태형 기자]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 협상을 이끄는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정부 간 협상위원회(INC) 의장은 25일 “(협상 마지막 날인) 12월 1일 부산에서 합의에 이를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영국주재 에콰도르 대사인 발비디에소 의장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해양 환경을 포함한 플라스틱 오염에 관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문서’(플라스틱 협약) 성안을 위한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개막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회원국들이 이곳 부산에서 회기 내 합의한 문구들은 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할 길을 열어줄 것으로 자신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발비디에소 의장은 부산에서 합의될 협약이 1992년 체결된 유엔기후변화협약처럼 쟁점에 대해 ‘선언적 합의’만을 담은 이른바 ‘골격협약’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협약은 ‘살아있는 협약’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협약이 성안된 뒤) 과학적 근거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방안 등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할 것이고, 협약을 점차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약을 5차 협상위에서 성안시키기 위해 만장일치제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12월 1일까지 협상 기한 중) 이제 하루의 절반이 지났을 뿐”이라면서도 “시간이 한정됐기에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일해야 한다”고 답했다.

5차 협상위를 앞두고 발비디에소 의장은 77쪽짜리 초안을 17쪽으로 정리한 ‘논페이퍼’(비공식문서)를 협상 촉진용으로 내놨다.

대부분 국가가 논페이퍼를 협상 출발점으로 삼는 데 동의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일부 산유국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페이퍼엔 최대 쟁점으로 꼽히는 ‘1차 플라스틱 폴리머’(화석연료에서 추출한 플라스틱 원료물질) 생산 규제와 관련해 ‘관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라는 문구가 제시됐다.

유럽연합(EU) 등 강력한 협약을 요구하는 국가들이 바라는 ‘정량적’ 감축목표와는 거리가 있음에도 산유국들은 이 문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발비디에소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이 골격협약을 추구하면서 파리협정처럼 협약의 구속력이 약해 당사국의 자발성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 플라스틱 협약에서도 재연될 것이란 우려가 벌써 나온다.

이에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은 프레온가스 등 오존층 파괴물질을 퇴출한 몬트리올 의정서나 수은의 유해성을 줄이기 위한 미나마타 협약과 플라스틱 협약을 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데르센 사무총장은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체결된 뒤 파리협정에서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자’는 목표가 세워지기까지 21년이 걸린 점을 언급하면서 “플라스틱 협약을 마련키로 합의했을 때는 2년 안에 성안하도록 규정했다”고 강조했다. 성안에 이르더라도 세부 내용까지 포함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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