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광우병 위험이 높은 30개월 이상 소고기 수입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검사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질환표적연구그룹 최종순 박사, 디지털오믹스연구부 정봉진 박사 연구팀이 p21 단백질을 바이오마커로 활용하여 소 월령 판별 바이오센서로 적용해, 광우병(BSE) 위험을 신속하게 평가할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광우병(BSE)은 소의 뇌와 신경 조직에 비정상적인 프라이온 단백질이 축적되어 발생하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감염된 소는 신경계 이상을 보이며 결국 사망에 이른다. 특히 인간에게도 전염될 가능성이 있으며, 인간에서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이라는 신경 퇴행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광우병의 위험성으로 인해 여러 국가에서는 30개월 이상의 소고기 수입을 제한하고 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진단법이 방역 체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현재 알려져 있는 판별법은 전문가의 숙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져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고 고가의 장비와 시간이 요구되어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이런 이유로 현장에서 사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어, 간편하고 정확한 현장 검사법에 대한 수요가 높다.
연구팀은 과거 연구에서 자체 발굴한 특이적 특성을 가진 p21 단백질 바이오마커의 활용에 주목했다. 특히 소고기에서 30개월 이후 p21 발현이 급격히 감소하는 점을 통해 그 특이성을 US 및 국내 특허로 인정받았으며, 이를 바이오마커로 활용해 월령 판별 바이오센서로 적용하고자 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정봉진(왼쪽) 박사와 최종순 박사.[KBSI 제공] |
연구팀은 펩타이드 기반 p21 특이적 항체를 이용해 측방유동분석법(Lateral Flow Assay, LFA)을 활용하여 p21을 검출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펩타이드 구조의 항체는 기존 항체에 비해 분자 접근성이 높아 민감도가 향상됐다. 이 센서는 p21 발현을 10분 이내로 신속히 측정할 수 있으며, 소고기 샘플에서 p21 발현 수준을 통해 나이를 판별할 수 있게 하고 검출 한계는 0.1 ng/mL다. 일반적인 LFA 센서보다 10배 정도 높은 수준으로, 고감도 현장 진단에 최적화되어 있다.
이번 연구에서 9~33개월령 소고기 샘플을 분석한 결과, p21의 발현이 월령 증가에 따라 점진적으로 감소했으며 특히 30개월 이후 발현이 기준 수준에 도달하여 광우병 위험이 있는 월령 판별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최종순정봉진 박사는 “이 기술이 소의 월령 판별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장 진단 분야에 응용 가능할 것”이라며 “개발된 기술은 소고기 수입 규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방역 체계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