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열기 무서워”…연말 먹거리값에 소비자만 떤다 [푸드360]

시리얼·휴지·생수 12월에도 또 올라
물류비·카카오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


서울 시내 한 식당의 안내판의 가격표가 바뀐 모습.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유통가가 연말 분위기를 띄우려 노력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생필품부터 식품까지 ‘인상’을 앞두고 있어서다. 물가 부담 속에서 유통사 PB(자체브랜드) 매출의 증가는 팍팍한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켈로그는 내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시리얼 가격을 올린다. 대표 제품인 시리얼컵 4종은 12월 1일부터 1900원에서 2000원으로 100원(5.2%) 인상된다. 켈로그 첵스초코팝핑은 5000원에서 5600원으로 12% 오른다. 시리얼을 판매하는 동서는 커피, 포스트 콘푸라이트 가격을 지난 15일 평균 8.9% 인상했다.

식품이 끝이 아니다. 생수, 휴지 등 생필품까지 오름세가 꾸준하다. 농심은 백산수 500㎖ 가격을 6년 11개월 만에 5.3% 올리기로 했다. 해상 물류비가 2018년 대비 90% 가까이 상승했다는 이유다. 해태제과는 초콜릿 원료 비중이 높은 자유시간, 홈런볼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59% 올린다. 편의점에서는 크리넥스 각티슈(150매)가 리뉴얼되며 기존 5650원에서 5950원으로 300원 오른다.

‘면플레이션’(면과 인플레이션 합성어·면 물가 상승)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난달 서울 지역 자장면과 칼국수값이 또 올랐다. 서울 명동거리 한 식당 메뉴판. [연합]


원두·카카오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물론, 물류 비용 상승이 제품 가격 인상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상기후와 병충해 등으로 인한 해외 생산량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2일 거래된 미국 뉴욕상품 거래소(NYBOT)의 아라비카 원두의 톤 가격은 6660.1달러로 1년 전(3938.52달러)보다 70% 가까이 올랐다.

원재료 가격이 제품 가격에 적용되기까지 3~6개월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가격 부담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코코아도 마찬가지다. 22일 거래된 톤당 9085달러라는 가격은 1년 전(4173달러) 대비 2배에 달한다. 특히 카카오나무가 자라 수확까지 6년이 걸려 안정화는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PB 상품을 택하고 있다. 편의점 GS25가 물가안정 상품으로 확대한 PB리얼프라이스 상품이 11월 2주차 기준 누적 매출 400억원을 달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GS25 관계자는 “고물가 여파로 초가성비 상품에 대한 선호가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며 “계란, 고기, 두부, 조미김 등 장보기와 생필품 중심의 제품이 주를 이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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