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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중국 통상 교섭 담당 고위급 당국자가 미국의 추가 반도체 규제와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인공지능(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 경영자를 만났다.
중국 상무부는 25일 왕서우원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장관급) 겸 부부장이 이날 베이징에서 제이 푸리 엔비디아 글로벌 업무 운영 담당 부사장을 만났다며 “양측은 엔비디아의 중국 내 발전 등 의제에 관해 교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왕 대표는 “더 개방된 중국은 외자기업에 더 넓은 발전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중국 상무부는 미국과 소통 강화, 협력 확장, 이견 해소를 하고 중미 경제·무역 관계가 올바른 궤도로 돌아가도록 함께 이끌어 양국과 세계에 이익이 되도록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엔비디아가 계속해서 중국에 뿌리를 내리고 발전 기회를 함께 누리는 것을 환영한다”며 “기업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 각국 기업의 중국 내 발전에 더 좋은 환경을 만들 용의가 있다”고 했다.
푸리 부사장은 “엔비디아는 중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여긴다”면서 “중국의 협력 파트너들과 소통을 지속 강화하고 양질·고효율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며, 중국 디지털 경제 발전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중국 상무부는 전했다.
이날 만남은 미국 정부가 조만간 중국을 겨냥한 새로운 반도체 수출 제한 조처를 발표할 것이라는 미국 상공회의소 언급이 나온 가운데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집권 시절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판매 제한 정책을 도입했으며 이는 조 바이든 현 행정부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전 세계 AI 칩 시장의 약 90%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 최신 AI 칩을 판매하지 못하고 제품 라인업을 변경해야 했다.
중국으로선 미국 제재 속에 세계 최고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이나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대만 TSMC 등과의 거래가 막히면서 기술 격차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는 데 더해 AI 분야 발전에 필요한 엔비디아 첨단 반도체마저 들여오지 못하게 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3일 홍콩과학기술대에서 공학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뒤 대담에서 “수학과 과학의 글로벌 협력은 오랜 세월 사회와 과학 발전의 토대가 돼왔다. 앞으로도 이런 협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수출 규제 강화가 예상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도 글로벌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