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선물하기에서 판매가 중단된 LDF 페이. [카카오 선물하기 갈무리]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롯데면세점이 회원 전용 지불수단인 ‘판매형 LDF 페이’ 운영을 중단한다. 금융당국이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선불금 시스템 강화를 하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내년 2월 28일 판매형 LDF 페이 상품 운영을 중단한다. 대상은 카카오선물하기, 롯데온 등 외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된 LDF 페이다. 고객이 보유 중인 기존 판매형 LDF 페이는 일반 LDF 페이로 순차 전환할 예정이다.

LDF페이는 일종의 온라인 선불카드다. 기존에는 실물 카드형이 일반적이었으나, 지난 2019년 5월 LDF페이를 도입해 금액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주로 고객에게 일정 구매 금액, 이벤트 참여 시 ‘증정용’으로 지급했다.

롯데면세점은 카카오 선물하기 등에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기프티콘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던 시기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3조원대이던 기프티콘 거래액은 코로나19 이후인 2021년 2년 만에 6조원대로 약 2배 뛰었다. 관련 시장은 매년 20%씩 성장하며 지난해 10조원 규모까지 확대됐다.

이번 서비스 운영 종료는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개정된 법의 영향을 받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4일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선불전자지급수단의 규제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선불충전금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됐다. 개정 법률에서 위임한 내용을 담은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은 올해 9월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6개월 뒤인 내년 3월 15일까지 유예기간을 뒀다.

업계는 통상 선불금을 사업에 융통하면 자금 조달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이자를 굴릴 수 있어 직간접 수익을 노리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대표적으로 기프티콘 거래가 활발한 카페 업계는 선불충전금 규모가 전자금융업 선불서비스 이용 금액의 30%를 넘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타벅스의 경우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다만 롯데면세점의 경우 온라인에서 기프티콘 거래 비중이 높은 업체들만큼 LDF 페이 판매가 활발하지는 않았다.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한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도 발생해 판매 종료를 택하는 것이 나은 선택지로 풀이된다.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을 등록하려면 최소 10억원 이상의 자본금, 부채비율 200% 이내의 재무 건전성, 2년 이상 경력을 가진 전산 전문 인력 5인 이상의 인적 기준, 백업장치 및 정보 보호시스템 구축의 물적 시설 기준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전자금융업을 등록한 이후에는 규정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금융당국의 감독이 지속된다. 전자지급결제대행업(PG) 유지를 위한 꾸준한 인적·물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상품을 전자화해서 온라인으로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자 LDF 페이 상품 판매를 도입했었다”라며 “내년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에 따라 금융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판매를 중단하지만, 기존대로 증정용 LDF 페이 등은 그대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