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해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내부 거래금액이 3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지정된 88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지난해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32.5%, 금액은 70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8%(277조9000억원), 국외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은 19.7%(426조5000억원)였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집단(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롯데, 한화, GS, HD현대, 신세계, CJ)의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금액은 194조8000억원으로, 2022년과 비교하면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2020년 이후 3년 만의 감소다.
이들의 내부거래 비중은 14.5%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전체의 내부거래 비중(12.8%)보다 1.7%포인트(p) 높았고, 전년과 비교하면 0.6%p 증가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한 집단은 한화(1.8%p), 롯데(1.7%p), 삼성(1.3%p) 등이었다.
최근 5년으로 시계를 넓혀보면 내부 거래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집단은 현대자동차(2.0%p)였다. 현대자동차는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5년째 내부거래 비중이 증가했다. 공정위는 글로벌 완성차 판매시장이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 완성차에 들어가는 부품 계열사들이 매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LG는 10대 기업 중 유일하게 5년 연속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해 지난해 7.3%까지 떨어졌다.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집단은 셀트리온(65.0%)으로, 의약품 생산·유통의 수직 계열화 구조의 영향이 컸다.
대체로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도 높았다. 지난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1.0%였다. 지분율 30% 이상은 14.6%, 50% 이상은 17.1%, 100%는 26.0%를 각각 기록했다.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21.9%, 30% 이상은 23.5%, 50% 이상은 29.0%, 100%는 24.0%로 각각 파악됐다.
내부 거래 금액을 보면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는 감소(24조3000억원→19조1000억원)했지만, 총수 2세 지분율이 20% 이상인 회사(3조6000억원→3조9000억원)는 증가했다.
올해 새로 지정된 7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국내외 계열사 전체 내부거래 비중은 6.0%, 내부거래 금액은 1조9000억원이었다. 여기에는 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하이브, 소노인터내셔널, 원익, 파라다이스 등이 포함된다. 내부거래 비중과 금액은 하이브가 각각 33.9%, 7000억원으로 가장 컸다.
특수관계인의 부당이익 제공 행위 관련 규제 대상 회사(총수 일가 보유 지분이 20% 이상인 회사 또는 동 회사가 지분 50% 초과 보유한 자회사) 국내외계열사 전체 내부 거래액은 49조3000억원, 비중은 15.4%였다.
상표권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유상 사용 집단수(59개→70개)와 거래 규모(1조7760억원→2조354억원)는 전년보다 증가했다. 총수가 있는 집단과 없는 집단의 상표권 유상 사용 비율은 각각 80.8%, 70.0%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상표권 유상 사용 계약을 체결하는 집단의 수와 거래 규모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거래 관행이 투명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이 있어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