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온스타일, 케이블TV 3사와 계약 종료… ‘블랙아웃’ 앞둬
매년 반복되는 송출수수료 문제…“적극 중재 필요” 제언도
CJ온스타일 ‘제스프리 썬골드키위’ 방송 모습. 기사 내용과는 무관. [CJ온스타일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CJ온스타일과 케이블TV 3사의 ‘블랙아웃(송출중단)’ 사태가 급한 불은 끄게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통부가 양측을 중재하는 ‘대가검증협의체’ 구성에 돌입하면서다. 다만 송출수수료 해법을 찾지 못하면 앞으로 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극한 갈등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CJ온스타일과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속 등 케이블TV 3사에 대해 홈쇼핑 송출수수료 대가검증협의체를 개시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케이블TV 측에서 협의체 구성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 협의체 위원을 꾸리기 전에 양측과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주 중에 협의체가 출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출수수료란 TV홈쇼핑사가 케이블TV를 비롯해 위성,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채널을 배정 받는 대신 지급하는 일종의 자릿세다.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TV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협상이 지연되거나 요청이 있으면 대가검증협의체를 운영해야 한다. 협의체는 사업자 간 자율 협상을 전제로 송출수수료 산정 시 고려했던 요소들이 적정했는지, 가이드라인 위반 사항이 없는지 등 거래가 공정했는지 등을 따진다.
지난 1일 CJ온스타일은 딜라이브, 아름방송, CCS충북방송과 홈쇼핑 송출 공급 계약이 종료됐다고 공지했다. 다음 달 1일 0시부터 전 권역의 유료 방송 서비스에서 방송 송출을 중단할 예정이었다. 이번 협의체 개시로 사상 초유의 ‘송출중단’이라는 사태는 일단 면하게 됐다.
협의체는 구성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 필요하면 30일 이내로 한 차례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협의체가 결론을 내기 전 양측이 합의하면, 협의체 운영을 종료할 수도 있다. 지난해 NS홈쇼핑과 LG유플러스도 대가검증협의체가 구성된 뒤 합의하면서 협의체가 자동으로 종료됐다.
업계에서는 송출수수료에 대한 해묵은 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상황은 앞으로 더 악화할 것으로 예측한다. 올해도 CJ온스타일뿐만 아니라 홈쇼핑사와 유로방송사업자 간 수수료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홈쇼핑사들은 TV시청자 수가 줄어드는 만큼 수수료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송출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유료방송사업자들은 지나친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에도 현대홈쇼핑-KT스카이라이프, 롯데홈쇼핑-딜라이브 강남, CJ온스타일-LG헬로비전이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송출중단 직전까지 갔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발간한 ‘2023년 홈쇼핑 산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주요 TV홈쇼핑 7개 법인의 지난해 방송 매출액은 2조7290억원으로 전년(2조8998억원)보다 5.9% 줄었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3조1462억원)보다는 13.3% 줄었다. 전체 매출액에서 방송이 차지하는 비중도 49.1%로 2022년(49.4%)에 이어 2년 연속 50% 선을 밑돌았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 법인이 유료방송사업자에 낸 송출수수료는 1조9375억원으로, 방송 매출액의 71%에 달했다. 이 수치는 2019년 49.3%, 2022년 54.2%, 2021년 60%, 2022년 65.7% 등으로 매년 증가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홈쇼핑과 유로방송사업자 간 갈등 같이 ‘제로섬’ 구조의 경우에는 정부가 주기적으로 중재해 주는 게 필요하다”며 “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1년에 한 번씩 이해당사자들을 불러두고 수수료 조정위원회 같은 식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